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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한가 사태' 다단계식 장기 매집…조사 낌새에 매물투하

<앵커>

이번 주 주식 시장을 강타한 주가 폭락 사건의 배후에, 새로운 수법의 주가 조작이 있었던 걸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정 종목을 지정해 긴 시간 동안 주가를 천천히 올리고 투자자를 다단계 방식으로 끌어들인 걸로 파악됐습니다.

조기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외국계 증권사 SG발 대량 매도로 급락한 8개 종목 중 서울가스, 대성홀딩스, 선광은 하한가로 직행했습니다.

낙폭은 76%, 나흘 연속 특정 종목들이 가격 제한 폭까지 떨어진 건, 가격 제한 폭을 15%에서 30% 확대한 지 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번 사태는 '단타', '작전주' 등 흔하게 듣던 주가 조작 방법이 아닌 다단계식 '장기 매집' 형태를 띠었습니다.

유통주식 수가 적어서 쉽게 주가를 조정할 수 있는 주식을 선택해 긴 시간 아주 천천히 주가를 올려, 금융 당국의 감시망을 피한 걸로 보입니다.

신분증 등 개인정보를 제공받아 투자자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주식 계좌를 만들게 했고, 이들의 휴대폰으로 거래를 하며 금융당국 감시를 피한 뒤 가격을 사전에 모의해서 사고파는 일명 '통정거래'를 진행했습니다.

추가 투자자는 다단계식으로 계속 늘려갔는데, 정재계, 의사, 연예인 등과 거래하고 고수익을 경험한 이들이 주변 지인들을 또 소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한 전업투자자 출신이 만든 투자컨설팅업체가 조작을 주도한 걸로 보이는데, 금융당국이 인지 사실을 알게 되면서 내부 직원부터 매물을 한꺼번에 던졌고, 주가 조작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투자받은 돈 외에 위험도가 높은 장외파생상품으로 증권사 돈까지 더 끌어들여 투자해, 손실 규모는 더 컸습니다.

수십억 원의 손해를 봤다는 가수 임창정 씨는 SNS에 "좋은 재테크로 믿고 계좌 개설을 해줬다"며 잘못된 이득을 취한 적이 없다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이 기업들을 가치주로 판단하고 투자를 늘리다 엄청난 손실을 본 개인투자자들에게 피해는 더 집중됐습니다.

(영상편집 : 윤태호, CG : 서동민·이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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