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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용 피아노까지 판 일본 대학…전기료가 불러온 현실

<앵커>

최근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국민들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 일본도 비슷한 사정입니다. 일본에서는 특히 대학들이 학교 운영비를 아끼고자 실습용 피아노를 처분하거나 컴퓨터 운영을 일시 중단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박상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13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도쿄예술대학, 얼마 전 학생 실습용 피아노 5대를 매각했습니다.

이 대학이 보유한 피아노는 모두 300여 대로 연간 관리비 1억 6천만 원 정도가 듭니다.

피아노 5대를 처분하면 중고 피아노값과 관리비 절약분을 합해 540만 원 정도 되는데, 최근 전기 요금이 3배 가까이 많이 나오면서 학교 운영 비용이 급증하자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고육책을 짜낸 것입니다.

[도쿄예대 재학생 : 피아노가 없어지다니, 처분할 것이 다른 건 없었을까. 슬픕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일본 역시 지난달 평균 전기 요금은 1년 전에 비해 24.6%, 가스 요금은 39%가 올랐습니다.

특히 건물 규모가 크고 설비가 많은 대학일수록 압박이 심한데, 나고야대학은 전력 사용량이 많은 슈퍼컴퓨터를 일시 정지하기로 했고, 오사카대학은 지난해 12월부터 교내 도서관을 단축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생 회의실을 폐쇄하거나 교내에 절전을 요청하는 통지를 붙인 곳도 있습니다.

정부도 나섰는데, 전기 요금 인상에 따른 대학 지원금 500억 원을 추가로 편성했습니다.

[나가오카/일본 문부상 : 기본적으로 대학 자체 노력으로 대응할 문제지만, 상황에 따라 필요한 지원을 검토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전기 요금 인상으로 대학 연구와 실습 등이 부실화돼 국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문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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