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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 우려에 숨고르기 "3.5% 동결"

<앵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7차례 연속 금리를 올렸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물가가 아직 잡힌 건 아니지만 경기가 가라앉는 게 더 심각하다고 판단한 겁니다.

김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4분기 우리 경제는 2년 6개월 만에 뒷걸음질쳤습니다.

수출과 민간소비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무역적자가 11개월 연속 이어졌고, 고금리에 사람들은 지갑을 닫았습니다.

기업도 비용 절감을 위해 채용을 줄이면서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 폭은 22개월 만에 가장 작았습니다.

이런 여파로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석 달 만에 1.7%에서 1.6%로 낮췄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5%대로 아직 높은 수준이지만, 한국은행은 더 금리를 올릴 경우 심해질 경기 위축을 우려하면서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습니다.

[이창용/한국은행 총재 : IT 경기 부진 심화로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높아진 물가 수준과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소비의 흐름도 약화 됐습니다.]

금리가 더 오를 경우 부동산 시장에 미칠 충격, 이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도 고려했습니다.

7연속 금리 인상 행진이 일단 멈추자 금융시장은 안도했습니다.

코스피는 1% 가까이 오른 채 장을 마쳤고, 최근 가파르게 올랐던 원·달러 환율도 하루 만에 1,300원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금리 인상 기조가 꺾였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금통위원 6명 가운데 5명이 최종 금리 수준을 3.75%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창용/한국은행 총재 : 이번 동결의 의미가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게 아니고 시간을 두고, 추가적으로 올릴 필요가 있는 지 고려하는 결정이라고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물가와 경기 사이 진퇴양난의 형국에서, 이번 동결 조치는 마침표가 아닌 쉼표로 해석됩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영상편집 : 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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