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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화르르'…방음터널이 불쏘시개가 된 이유

<앵커>

이 방음터널은 시끄러운 소리나 먼지가 밖으로 나가는 걸 막기 위해서 만든 겁니다. 그런데 이게 불에 잘 타는 플라스틱 재질이어서 오늘(29일) 불이 난 터널도 순식간에 화염과 검은 연기에 휩싸였습니다.

이어서 박하정 기자입니다.

<기자>

[움직이잖아, 불이? 오른쪽으로.]

파도가 밀려가는 것처럼 불길이 방음터널 천장을 따라 번집니다.

불에 탄 천장 자재들은 바닥으로 잇따라 떨어지고 터널 내부는 용광로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오늘 사고가 난 제2경인고속도로에 설치된 방음터널 길이는 540m.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불에 타고 앙상한 뼈대만 남았습니다.

[이희준/목격자 : 폭발 소리가 연쇄적으로 들리길래 밖을 봤더니 검은 연기가 엄청 많이 피어오르고, 화재가 계속 옆쪽 유리지붕 쪽으로 커지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확산된 터널 내부 영상을 보면, 불이 시작된 건 트럭 1대의 엔진룸이지만 이 불이 터널을 타고 번졌고, 반대쪽 차선도 순식간에 화염과 연기에 휩싸였습니다.

경찰도 연기 때문에 시야 확보가 되지 않아 반대 차로에서 추돌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이 방음터널 재질은 PMMA, 흔히 아크릴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플라스틱이었습니다.

빛 투과율이 좋아 햇빛이 잘 들어오지만 불에 잘 타는 특성도 갖고 있습니다.

[이송규/한국안전전문가협회장 : 지붕이 가연성으로 돼 있기 때문에 확산이 되면 불이 무슨 폭포처럼 내려 오지 않습니까. 2차적으로 차량이 폭발할 수도 있고요. 방음(시설) 재료에 대해서는 불연성이나 난연성 재료를 사용하도록 해야 합니다.]

2년여 전에도 경기도 수원에서 차량 1대에서 시작된 불로 약 50m 길이, 플라스틱 재질 방음터널이 전소되기도 했습니다.

국내 도로에 설치된 방음터널 대부분이 이처럼 화재에 취약한 재질이어서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강동철, 영상편집 : 원형희, 화면제공 : 시청자 김은실·정혜수·이훈성·박승춘·류강민·신두영·이수상·이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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