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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가는 사람 먼저"…참사 전 질서 유지에 나선 시민

<앵커>

참사 현장엔 초저녁부터 사람들이 모여들었지만 경찰 통제가 사실상 없어서 시민들이 알아서 질서를 유지해야 했습니다. 사고 1시간 전쯤 한 시민은 주변 파출소를 찾아 안전 조치를 요구하기도 했지만, 결국 참사를 막지 못했습니다.

박찬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참사가 일어나기 3시간 전쯤, 사고가 난 골목엔 이미 올라가려는 사람과 내려가려는 사람이 빽빽하게 뒤엉켜있었습니다.

위아래 사람들이 각각 서로의 상황을 모르다보니 심각한 정체가 빚어진 겁니다.

그런데 골목 위쪽에 있던 여성이 다른 사람들에게 상황을 전파하기 시작합니다.

[시민 : 앞으로 전달해 주세요, 밑에. 여기 뒤에 꽉 막혀 있으니까 못 올라온다고. 잠시 올라오실 분 대기해 주시고 내려가실 분부터 이동해요.]

그러자 사람들이 조금씩 이동하기 시작하더니 점차 골목을 빠져나갑니다.

[오, 내려가지는데.]

한 시민의 기지로 위험했던 고비를 한 번 넘긴 겁니다.

하지만 밤이 깊어갈수록 골목은 더 혼잡해졌고, 경찰이나 구청 직원 등 현장 인파 관리를 전담하는 인력이 거의 없었던 탓에 결국 참사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당시 현장 목격자 : (해당 여성이) 외치신 후에는 훨씬 수월하게 내려가긴 했거든요. 시위로 경찰 인원이 빠졌으면 다시 미리 채워놨으면 이런 일 없었을 것 같고….]

사고 한 시간 전엔 사고가 일어난 골목을 빠져나오다 핸드백을 잃어버린 시민이 주변 파출소를 찾아 위험한 상황을 알렸지만,

[시민 : 사람들이 계속 밀어요 (골목) 안에. 사고 날 것 같아요.]

무책임한 답변이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경찰 : 저희도 지금 저기 들어가기 되게 어렵거든요.]

정부도 지자체도 방심해 손 놓아버린 현장에서 시민들의 애타는 외침만으로는 사고를 막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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