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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혁당 사건 피해자 이자 고통…"면제" 법무부가 종지부

<앵커>

인혁당 사건으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피해자가 국가에서 받은 배상금보다 더 많은 돈을 반납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배상금과 함께 지급된 이자가 너무 많다는 대법원 판결 때문인데, 정부가 공정하지 않은 처사라며 이자를 면제해주기로 했습니다.

보도에, 안희재 기자입니다.

<기자>

군사독재 시절 인혁당 재건위 사건에 연루돼 8년간 옥살이한 이창복 씨.

재심 끝 누명을 벗고, 국가 상대 소송 1, 2심에서 승소해 배상금 10억 9천만 원을 미리 받았고, 빚을 갚거나 기부하는 데 썼습니다.

[이창복/인혁당 재건위 사건 피해자 : 그래도 정부가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이렇게 해주니까 참… (인혁당 피해자 추모)재단을 만드는 데도 기부했고….]

그런데 2년 뒤 대법원은 1975년 4월, 즉 부당한 유죄 판결 확정 날부터 이자를 계산한 기존 판례가 잘못됐다며, 위자료 6억 원만 이 씨 몫이라고 판결했고, 이 씨는 이자까지 더해 받은 돈의 3배 가까이 국가에 되갚아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정부가 '빚 고문'을 한다는 지적까지 나오며 법원이 중재에 나섰지만, 정부의 거부로 난항을 거듭했는데, 법무부가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갑작스레 판결이 바뀐 탓에 과도한 이자를 부담하는 것은 가혹하다며 소송 과정에서 불어난 이자 9억 6천만 원을 면제하는 화해 권고를 받아들인 것입니다.

[한동훈/법무부 장관 : 국가 배상 취지나 개별 국민이 처한 상황을 감안하면 그것은 국민의 눈높이 그리고 상식의 눈높이에서 공정하지 않다고….]

늦었지만 환영한다는 이 씨, 하지만 남은 원금을 갚기 위해 손수 지은 집을 떠날 생각에 막막합니다.

[이창복/인혁당 재건위 사건 피해자 : (다른 피해자들도) 국가의 빚쟁이가 돼 경제활동을 묶여 아무것도 못합니다. 정부가 그들에 대해서도 빨리 (나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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