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매체 "새 상봉·대화 약속"…'합의 무산' 쏙 빼고 보도

<앵커>

이번 회담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하던 북한 매체들은 어제(28일) 회담 결과는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만 했는데 아무래도 북한 주민에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다 말하기는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이 내용은 정동연 기자입니다.

<기자>

북한 노동신문이 오늘 보도한 북미정상회담 이틀째 소식입니다.

1면과 2면에 걸쳐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웃는 모습을 실었습니다.

TV에서도 북미 정상이 우의를 다졌다고만 보도했습니다.

회담 결과에 대한 언급은 없이 생산적 대화를 나눴고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조선중앙TV :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인 데 대하여 사의를 표하시고 새로운 상봉을 약속하시며 작별인사를 나누셨다.]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어제 오찬과 합의문 서명식이 취소된 사실도 북한 매체들의 보도에서는 빠졌습니다.

하노이 합의를 확신한 듯 이번 회담을 전례 없이 신속하고 자세하게 보도한 북한 매체들로서는 현 상황이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외교적 실패로도 해석될 수 있는 이번 결과를 북한 주민에게 그대로 전할 수 없었던 겁니다.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내부적으로 주민들의 (정상회담 성과에 대한) 기대를 반감시킬 수 있는, 실망시킬 수 있는 것들을 차단시키겠다, 그런 의도도 (있다고 봅니다.)]

미국에 대한 비난을 자제함으로써 대화 분위기를 이어나가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영상편집 : 오영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