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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국과 잘해본다면서…'미국식 민주주의' 비난, 왜?

<앵커>

그런데 북한 노동신문이 미국식 민주주의는 반동적인 체제라고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지금 분위기와는 잘 맞지 않는 갑자기 튀는 듯한 이런 주장은 왜 나온 걸까요.

안정식 북한 전문기자가 분석했습니다.

<기자>

오늘(29일) 자 북한 노동신문 6면입니다.

'미국식 민주주의의 허황성을 똑바로 보아야 한다'는 제목의 글이 실렸습니다.

노동신문은 "인권의 불모지인 미국에서 민주주의를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미국식 민주주의는 가장 반동적이며 반인민적인 체제"라고 비난했습니다.

미국은 민주주의를 "세계제패 전략을 실행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을 뿐"이라며 "미국식 민주주의가 보편화된다면 국제사회는 무법천지가 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상태에서 북한이 미국식 민주주의를 비난하고 나선 것은 대화 분위기 속에서 자칫 이완될 수 있는 주민들의 사상의식을 다잡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주민들에게 미국에 대한 환상 또는 너무 빠른 속도에 대한 환상 등을 붙잡아두는 효과를 노리는 측면에서.]

북한은 미국식 민주주의가 다른 나라의 현실에 맞지 않는다며 자기 나라의 실정에 맞는 정치방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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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정식 북한 전문기자와 조금 더 자세히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 기자, 지금 풍계리까지 폐쇄하고 미국하고 잘해보겠다고 하는 마당에 갑자기 미국식 민주주의를 비난했다,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기자>

앞서 보도에도 잠시 나왔지만, 오늘 노동신문의 핵심은 바로 이 대목입니다.

즉, "모든 나라는 누구의 본을 따를 것이 아니라 자기 나라 실정에 맞는 정치방식을 선택하고 자주적인 길로 나가야 한다", 이 얘기는 뭐냐하면 아무리 미국하고 대화를 하고 긴장이 완화돼도 북한식 체제, 즉 김일성 일가 중심의 왕조적인 독재체제는 그대로 유지하겠다, 이런 뜻입니다.

<앵커>

그런데 만약에 북미 관계가 개선되고 외국과 교류가 많아지면 북한 주민들도 '이 체제가 맞는 것인가'하는 고민을 하게 되지 않겠습니까?

<기자>

그렇겠죠. 북한 주민들도 외국 문물들 접하다 보면 민주주의가 좋은 거구나 이런 생각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되면 지금의 북한체제, 즉 김일성 일가의 것이 아니면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말라는 지금의 체제는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때문에 노동신문이 미국식 민주주의에 환상을 갖지 말라고 벌써부터 사상교육에 나선 겁니다.

대외관계는 개선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절대적인 수령독재체제는 포기하고 싶지 않은 북한의 다소 복잡한 심경이 드러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석해 볼 수가 있는데, 북한이 이제 앞으로 고립에서 탈피하게 됐다고 했을 때, 지금의 절대적인 신격화된 수령의 지위가 조금 낮아지는 방향으로 변화해갈 수 있을지 이게 북한체제의 변화를 지켜볼 아주 중요한 관전 포인트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영상편집 : 오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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