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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는 조양호 가족의 택배 서비스?…"양배추·체리까지 날랐다"

<앵커>

조양호 회장 가족은 항공사 총수 가족답게 대한항공 여객기를 마치 사적인 택배 서비스 처럼 이용해 왔다는 증언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고가의 물품뿐 아니라 양배추나 체리 같은 식품류까지도 승무원들을 동원해 실어 날랐다고 하는데요. 이를 증언한 현직기장들은 어떤 물건이 비행기에 실리는지조차 알지 못해서 항공보안에도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정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여객기 기장과 승무원들은 외국 공항에 도착하면 숙소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비행 후일담을 나눕니다. 대한항공 조종사인 A 씨는 회장 가족의 택배 심부름 얘기를 승무원들로부터 자주 들었습니다.

[현직 기장 A 씨 : 객실 승무원들끼리 하는 얘기 들어보면 체리, 양배추까지 이렇게 좀 날랐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야 뭐 그런 거까지 나르냐" 그런 얘기도 하고. 저희도 궁금해요. 어느 정도의 양배추가 그렇게 (운송할 정도인지) 사모님이 그걸 좋아하신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더라고요.]

현직 대한항공 기장인 김성기 씨는 심지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물건들이 기내에 놓인 것을 봤다고 밝혔습니다.

[김성기/현직 기장 : 사무장(승무원)에게 묻죠, 이거 뭐냐고 물어보면 가족분들 물건이라고 얘기를 해주는 경우가 있었고요.]

항공기에서 내릴 때도 자신도 모르게 실려 온 물건들이 출입구 앞에 내려진 것을 본 기장도 있습니다.

[현직 기장 B 씨 : 지상 직원이 와 가지고 운반하기 직전이니까 항공기 게이트 앞에 놓여 있는 경우가 있었죠. "회장님의 코드인데, DDY께서 요청하신 겁니다."라고…]

이런 식의 비밀스러운 개인 화물 이송은 9·11 테러 이후 항공업계에서는 더 금기시되는 일입니다. 검색도 거치지 않은 포장된 물건이 기내로 들어오는 것은 다른 승객들의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두원/현직 기장 : 항공기 운송업에 종사하는 직원이 이런 절차를 무시하고 임의로 물건을 적재하는 경우가 되는 거죠. 알고도 법을 어기는 사례가 되는 거죠.]

대한항공 3개 노조는 조양호 회장 가족의 갑질 행위와 불법 화물 반입 사례에 대해 내부 직원들의 제보를 받을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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