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보좌진에 성폭력 만연"…국회에서도 '미투' 운동

<앵커>

안 지사에 대한 폭로에 앞서 어제(5일) 국회에서는 첫 미투 동참자가 나와 정치권은 더욱 어수선한 분위기입니다. 5급 정 모 비서관이라고 자신을 밝힌 이 피해자는 국회 내에 만연해 있는 여성 보좌진에 대한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면서, 국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권란 기자입니다.

<기자>

국회 게시판에 올라온 글입니다. 국회 내 첫 '미투'라는 제목으로, 자신을 5급 정 모 비서관이라고 이름을 밝혔습니다.

정 비서관은 지난 2012년부터 3년 동안 근무했던 의원실에서 자신이 겪었던 일을 공개했습니다. 직장 상사였던 4급 보좌관이 "뽀뽀해달라", "엉덩이를 토닥토닥 해달라"는 성희롱성 발언부터 잦은 신체 접촉까지.

장난처럼 시작된 성폭력이 일상적으로 반복됐고, 불면증과 우울증, 원형 탈모까지 겪는 등 고통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당사자에게 항의하면, "가족만큼 아껴서", "동생 같아서"라는 변명만 돌아왔고, 오히려 직장 내에서 자신의 입지만 좁아졌다고 토로했습니다.

정 비서관은 SBS와 전화통화에서 "국회 내 성폭력 문제는 만연했지만 누군가 시작해야 했다"며 "후배들에게 성폭력에 저항하라고 말하면서 아무런 문제 제기를 못 한 데 대한 부채의식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가해자는 현재 다른 의원실에서 일하고 있다면서도 실명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정 비서관은 "가해자에 대한 처벌보다는 직장 내 성폭력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에 대해 논의해달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