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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캐자'…채굴 작업 위해 값싼 산업용 전기 악용

<앵커>

요즘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가상화폐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죠. 거래시장에서 사기도 하지만 컴퓨터 프로그램을 돌려 가상화폐를 얻기도 하는데 이게 마치 광물을 캐는 것 같다고 해서 채굴이라 부릅니다. 고성능 컴퓨터를 여러 대 연결해 쉼 없이 가동해야 해서 전기료가 많이 나오는데 이 때문에 산업용이나 농업용 전기를 도용하는 불법행위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최우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오피스텔. 자정을 넘긴 시간인데도 사무실 한 곳에선 컴퓨터 수십 대가 쉴새 없이 돌아갑니다.

복잡한 연산을 거쳐 가상화폐를 얻는 '채굴 작업'이 한창인 겁니다.

사람 없이도 인터넷에 접속한 컴퓨터로 프로그램을 가동하면 됩니다.

[서울 시내 가상화폐 '채굴장' 운영자 : 월세 더하기 전기료가 600만 원 정도 나오는데, '이더리움(가상화폐)' 금액이 (개당) 20만 원 정도로 내려갔었던 때에도 적자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감이 퍼지면서 이런 채굴장은 마치 부동산을 사고팔듯 은밀하게 거래되기도 합니다.

[지방도시 '채굴장' 운영자 :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60만 원이면, 60만 원짜리가 없어요. 제가 가격을 9,200만 원에 냈다가 9,000만 원으로 다시 내렸어요. 내렸더니 연락 온 데가 좀 많아요.]

문제는 채굴장 상당수가 최대 60% 정도 값이 싼 산업용이나 농업용 전기를 사용한다는 겁니다.

시설을 허위로 신고해 공급받거나 공장이나 농가에서 전기를 끌어 씁니다.

[(월 전기료가) 200만 원 나올까 말까 할 거예요. 산업 전기라. 첫 달은 얼마 못 벌어서 500만 원밖에 못 벌었어요. 둘째 달엔 900만 원씩 들어왔어요.]

도용이 발각되면 차익의 2배를 위약금으로 물어야 하지만 이를 적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송풍기를 원격으로 껐다 켰다 하거든요. 여기가 전기가 싸니까, 여기에다 (채굴용 컴퓨터) 더 갖다 놓고 (하루) 70kWh까지 쓸 수가 있어요.]

제조업 육성이나 농업 지원을 위해 값싸게 공급한 전기가 개인의 부를 늘리는 목적에 새고 있어 대책이 필요합니다.

(영상편집 : 이홍명, VJ : 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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