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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층 예산으로 성적 우수자 특별반 '엉뚱한 지원'

<앵커>

기초자치단체는 관내 학교에 교육경비보조금이라는 예산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학교 시설을 개선하거나 저소득이나 장애인처럼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교육을 지원한다는 취지입니다. 그런데 서울의 몇몇 구청들이 이 돈 가운데 일부를 공부 잘하는 성적 우수자들을 위한 특별반 운영에 써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원종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고등학교. 성적과 생활기록부로 선발한 학생 12명을 위한 방과 후 교실을 주 3회 운영하고 있습니다.

[A 고등학교 특별반 학생 : (특별반 수업에서) 자소서 특강도 하고, 영화 보고 토론하는 수업도 하고 생활기록부를 채울 수 있는 게 많아요.]

사실상 대입 지원 특별반인데 해당 구청의 보조금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육경비보조금 사업에 대한 이 구청의 문건입니다.

방과 후 특별반에 지원하는데 대상이 성적 우수 학생이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진학 체험 활동과 대학 입시 컨설팅도 제공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올해 7개 학교에 6천만 원씩 모두 4억 2천만 원이 지급됐습니다.

서울의 또 다른 고등학교도 구청의 교육보조금을 받아 자기주도학습반을 꾸렸는데, 성적 우수자를 선발해 운영합니다.

[B 고등학교 졸업생 : (자기주도학습반을) 성적으로 뽑아요. 내신 성적이랑 모의고사 성적 합쳐가지고.]

[구청 관계자 : (서류에는) 자기주도학습 지원 이렇게 돼 있어요. 실상은 (일선 학교에서) 공부 잘하는 학생들 따로 도서실을 만들어주고 하잖아요.]

학교 환경 개선사업이나 저소득층 학생 등에 지원될 예산이 엉뚱하게 쓰이는 겁니다.

[심성보/부산교육대학교 윤리교육학과 교수 : 국민의 세금은 모두를 위한 세금이어야 하는데 학교에서 방과후학교를 우등생 중심으로 운영한다는 것은 공교육 기본정신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성적 우수자를 대상으로 한 특별 교육은 교육청 지침에 어긋난다며 실태 파악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우기정,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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