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보쌈당해" vs "자발적 출석"…변호인-특검 신경전

<앵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재판에 나와 폭탄 발언을 쏟아낸 정유라 씨가 왜 갑자기 증인으로 서게 됐는지를 놓고 특검과 변호인 측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특검은 정 씨가 자발적으로 출석했다고 밝혔는데, 변호인 측은 특검이 정 씨를 보쌈하듯이 데려가 증언을 시켰다고 비난했습니다.

윤나라 기자입니다.

<기자>

그제(12일) 새벽 2시, 정유라 씨의 집 앞에 한 남성이 서성입니다. 잠시 뒤 정 씨가 집에서 뛰어나오더니 남성이 준비한 차를 타고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8시간 뒤 정 씨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정유라 (그제) : (오늘 어떻게 나오시게 된 겁니까?) …….]

최순실 씨와 정 씨 측 변호인들은 특검이 정 씨를 압박하고 회유해 법정에 서게 했다고 반발했습니다.

[이경재/변호사 : 야밤에 젊은 여자를 데리고 나와서 8시간 있다가 갑자기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보쌈 증언입니다.]

특검은 정 씨가 재판 하루 전 스스로 출석 의사를 밝히면서 "기자들을 피할 수 있도록 새벽 2시까지 차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며 반박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정 씨가 특검에 협조함으로써 사촌 언니인 장시호 씨처럼 선처를 받기 위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이른바 말 세탁 전날 삼성 측과 어머니가 만났다는 등 정 씨가 법정에서 쏟아낸 진술에 대해 이 부회장 측은 전해 들은 말일뿐이라며 증거 능력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당시 상황에 대한 정씨의 구체적인 진술이 뇌물죄에 대한 재판부의 심증 형성을 도와 판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유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