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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면 지능 떨어진다?'…통설 뒤엎는 연구 결과

<앵커>

이번엔 SBS 조동찬 의학전문 기자와 한 주간의 건강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오늘(14일)은 뇌와 지능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조동찬 기자 어서오십시오. (네, 안녕하십니까) 나이가 들면 지능이 떨어진다는 말 많이 합니다. 방금 본 것도 금방 까먹고 특히 사람 이름이 금방 떠오르지 않아서 곤란한 때도 많은데, 나이가 들면 도대체 뇌가 얼마나 줄어듭니까?

<기자>

사람의 생활습관에 따라 줄어드는 속도는 다를 수 있습니다. 술, 담배는 뇌세포를 빠르게 죽이니까요.

평균적으로는 20대 이후부터 뇌 신경세포가 서서히 줄어들다가 50대부터는 급속도로 줄어듭니다.

이때는 하루에 10만 개씩 줄어드는데 실제로 80세에는 뇌의 부피가 가장 컸을 때보다 무려 17% 나 감소한다는 측정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뇌과학이 발전하면서 나이를 먹는다는 게 왜 슬픈 일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났는데 그런데 반전이 있었습니다.

<앵커>

어떤 반전인가요?

<기자>

화면의 그림을 봐주십시오.

뇌는 부위별로 기능이 다릅니다. 앞쪽 전두엽은 암기, 상황판단을 담당합니다. 그리고 위쪽 두정엽은 계산을 담당합니다.

그리고 뇌 부위를 연결하는 신경망이 있는데 뇌를 골고루 사용하게 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그런데 캐나다 맥길 의대가 연구해봤더니 나이가 들수록 전두엽, 두정엽처럼 뇌의 각 부분이 줄어드는 것은 맞는데 신경망을 오히려 더 발달했습니다.

나이가 들면 잘 까먹고, 계산도 느려지지만, 뇌를 골고루 사용하는 능력은 는다는 얘기죠.

<앵커>

나이가 들수록 뇌를 종합적으로 쓰는 능력이 커진다는 것인가요?

<기자>

그렇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연구결과가 나온 이후에 젊은 똑똑한 친구들 만나면 내가 그대들보다 지능이 낮을지는 몰라도 지혜는 높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으스대고 다녔는데 최근에는 이를 입증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젊고 건강한 황유정, 곽유빈 두 여학생에게 어려운 단어 10개를 불러주고 외운 만큼 써보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엔 그림 맞히기 테스트를 했습니다. 황유정 학생은 단어 외우기는 더 잘했는데 그림 맞히는 건 더 못했습니다.

[황유정 : 카메라 앞이라고 긴장되나 봐요. 원래 이거 끝까지 다 풀었는데…]

상대적으로 전두엽이 발달한 황 씨는 암기능력이 좋았고 두정엽이 발달한 곽 씨는 계산과 공간 지각 능력이 더 좋아 그림 맞히기를 잘했다고 해석을 할 수 있겠죠.

<앵커>

그런데 암기를 잘하는 사람, 계산이 빠른 사람 중에는 누가 더 지능이 높습니까?

<기자>

바로 그게 궁금해서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팀은 직접 실험을 했습니다.

한국인 92명에게 지능 검사를 하고, 뇌 MRI로 여러 뇌 부위의 크기를 측정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뇌 사이에 뇌의 각 부위를 연결하는 신경망의 발달 정도를 체크 했습니다.

그 결과 암기나 사물을 구별하는 전두엽, 계산을 담당하는 두정엽처럼 뇌의 특정 부위가 크게 발달한 사람보다 뇌의 여러 영역을 골고루 사용하도록 연결 신경망이 발달한 사람의 지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지어 정밀한 운동 기능을 담당하며 지능과는 아무 상관 없다고 여겨졌던 소뇌의 경우도 다른 뇌 부위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면 지능이 높았습니다.

이 연구를 진행했던 전문가 말, 들어보겠습니다.

[윤영우/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원 : 그런 모든 영역들이 같이 유기적으로 어떤 네트워크를 이뤄서 지능과 연관 있다는 것은 상당히 흥미로운 연구입니다.]

결국 뇌를 골고루 잘 쓰는 능력이 지능이라는 것이겠죠.

<앵커>

머리 큰 사람이 머리가 좋다는 말은 맞는 말입니까?

<기자>

머리가 크면 뇌도 크니까 머리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 연구결과도 꽤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단순히 크기보다 뇌의 구조가 더 중요하다는 게 밝혀졌습니다.

작아도 뇌 구조가 정밀하면 지능이 높다는 건데 이번 서울대병원 연구도 지능은 머리 크기보다는 뇌 구조에 달렸다는 것을 다시 확인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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