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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꿈꿨던 딸'…14년 만에 추모제 찾은 효순·미선 가족

<앵커>

온 나라가 한일 월드컵 열기로 들떠 있던 2002년 6월 13일. 경기도 양주군의 좁은 도로에서 친구 생일파티에 가던 여중생 두 명이 미군 장갑차에 치여 짧은 생을 마감했습니다. 심미선, 신효순 양입니다. 오늘(13일) 15주기 추모제가 열렸는데, 오랜만에 유족들도 참석했습니다.

김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효순 양의 아버지 신현수 씨가 딸의 추모비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살아 있었다면 서른 살, 군인이 되고 싶어 했던 딸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더해집니다.

[신현수/효순 양 아버지 : 걔는 운동 같은 걸 좋아해서 군 생활을 생각한다고 맨날 그랬어요. 이제 다 접어야지 어떡해…이룰 수 없는 건데….]

미선 양의 아버지 심수보 씨도 14년 만에 추모제에 나왔습니다.

그동안 매년 추모제는 열렸지만,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것 같아 선뜻 나서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짧은 생을 마친 두 여중생을 추모하려는 사람들의 끈질긴 노력에 마음을 열었습니다.

[심수보/미선 양 아버지 : 15년 동안 시민·사회단체 여러분들이 애쓰시는데, 뜻을 같이 못 한 게 제일 마음 아프고 고맙고 그래요.]

사고 현장에서 열린 오늘 추모제에서는 근처에 396제곱미터 넓이로 오는 9월 문을 여는 추모공원 조감도가 공개됐습니다.

시민의 성금으로 만든 추모비도 제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됐습니다.

효순이와 미선이의 가족들은 소파, 즉 한미행정협정이 개정되면 하늘에서 딸들과 만났을 때 조금 떳떳해질 수 있을 것 같다며 마지막 소망을 전했습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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