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에서 강도로 몰려 억울하게 교도소에 가야 했던 남성이 17년 만에 겨우 풀려났습니다. 진짜 범인과 얼굴이 너무 닮아 누명을 썼던 겁니다.
LA 정준형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999년 미 캔사스 주의 한 쇼핑몰 주차장에서 강도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23살이던 리처드 존스는 사건의 범인으로 체포돼 19년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어떤 물증도 없는 단지 목격자의 증언에 의한 판결이었습니다.
존스는 범죄 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살았을 뿐 아니라, 가족들이 알리바이를 입증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존스는 지금까지 17년이란 긴 시간을 교도소에서 보내야만 했습니다.
[리처드 존스 : 믿기 어려운, 현실같지 않은 일입니다. 어떻게 힘든 시간을 보내왔는지 믿기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재작년, 자신과 흡사하게 생긴 '리키'라는 이름의 재소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시민단체에 연락해서 누명을 벗을 수 있었습니다.
'리키'가 1999년 범죄 현장 주변에 살았던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사진 왼쪽이 리키, 오른쪽이 존스로 얼굴 생김새는 물론, 머리 모양과 수염까지 마치 쌍둥이처럼 닮아 있습니다.
이 사건을 다시 심리한 법원은 목격자의 착각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판단된다며 지난 8일 존스를 석방했습니다.
[매우 부당하고 옳지 않은 일인데 관심을 못 받아 왔습니다. 사법제도에 의지할 수 있도록 바로 잡혀야 합니다.
진범으로 지목된 남성이 아직 범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마치 영화 속 이야기 같은 이 사건을 계기로 미 사법제도를 다시 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