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남편과 결혼하실래요?" 공개 구혼…암 투병 작가 별세

<앵커>

자신이 죽으면 혼자 남겨질 남편의 새 아내를 찾는다고 해 화제가 됐던 미국의 베스트셀러 동화작가가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장선이 기자입니다.

<기자>

'품위 있는 은빛 머리에 연한 갈색 눈동자.'

'20대 아들이 옷을 빌려 입는 멋쟁이.'

'퇴근길에 직접 장을 봐서 저녁을 만들어주는 로맨티시스트.'

26년을 함께 해 온 남편의 매력을 늘어놓는 이 글에, 아내는 이런 제목을 붙였습니다.

[당신은 제 남편과 결혼하고 싶어질지 몰라요.]

독자들의 시샘을 부르던 글은 뜻밖에 이런 간절한 소망으로 끝을 맺습니다.

[좋은 사람이 내 남편을 만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 있기를.]

미국의 인기 동화작가 에이미 크라우즈 로즌솔이 얼마 전 사랑하는 남편 제이슨을 위해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공개 구혼장입니다.

[에이미 크라우즈 로즌솔/TED 강연 : 남편을 만난 순간 첫눈에 이 사람이다 싶었고, 내 인생 최고의 선물이라는 걸 느꼈죠.]

2015년 난소암 선고를 받고 투병해 온 로즌솔은 5주째 음식을 먹지 못하고 의식이 흐릿해질 정도로 많은 양의 진통제로 통증을 견디면서도 이 글을 남겼습니다.

칼럼 맨 아랫부분은 새로운 두 사람을 위해 공백으로 뒀습니다.

독자들의 응원이 쏟아졌지만, 로즌솔은 결국 어제(13일) 51살 아까운 나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혼자 남겨질 남편 대신 공개 구혼장을 낸 지 불과 열흘 만입니다.

로즌솔의 애절한 사랑을 담아 수많은 독자들을 울린 이 신문의 칼럼 제목은 '모던 러브'입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윤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