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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으로 불길 막아낸 소방관…"생명 구하는게 의무"

<앵커>

사흘 전 서울의 한 다가구 주택에서 큰 불이 났습니다. 불길에 갇힌 일가족 2명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기 상황에서 소방관들은 온몸으로 불길을 막으며 이들을 탈출시키고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들 가운데는 다음달 결혼을 앞둔 새내기 젊은 소방관도 있었습니다.

이세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주택 3층 창문 밖으로 검붉은 연기가 새어나옵니다.

[사다리! 사다리!]
 
소방대원의 도움으로 간신히 창문 밖으로 빠져나온 일가족 2명이 잇따라 탈출에 성공합니다. 뒤이어 이들의 탈출을 도운 소방대원이 등에 불이 붙은 채 마지막으로 뛰어내립니다.

이 집에서 시작된 불은 천장을 타고 순식간에 바로 옆 가정집으로 옮겨붙었습니다. 소방대원이 아이 2명을 구조했지만 아이들 부모가 아직 탈출하지 못했다는 말을 듣고 다시 건물로 들어갔습니다.

부모를 찾았을 땐 3층 전체가 온통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그러자, 소방대원은 온몸으로 불길을 막고 부모를 먼저 탈출시킨 뒤 자신들은 3층에서 뛰어내렸습니다.

[이봉렬/주민 : 뒤에서 이렇게 보호하고 있다가 뛰어내리라고 했나 봐요. 죽었어요, 그 사람들은 소방대원 없었으면.]

목숨을 걸고 일가족을 구한 소방대원 가운데 한 명은 두 달 전 입사한 최길수 소방사. 

[최길수/소방사 : 당황스럽고 그랬지만 제 의무가 시민들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다 보니까 침착하게 대처하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죠.]

다음 달 초 결혼을 앞둔 최 소방사는 허리뼈를 심하게 다쳐 결혼식을 미뤄야 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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