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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심판' 임무 마친 이정미 대행…모레 오전 퇴임

<앵커>

만장일치 결정을 이끌어낸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여덟 명의 재판관 가운데 유일한 여성이고, 가장 어립니다. 미용 도구를 달고 출근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막중한 임무를 무사히 마친 이 재판관은, 모레(13일) 오전 재판관 법복을 벗습니다.

전병남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최연소 헌법재판관.

지난 2011년 취임한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에게는 나이가 어리다는 꼬리표가 붙었습니다.

이 재판관은 '비서울대 출신의 여성 재판관으로 재판부 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여론에 따라 헌법재판관에 발탁됐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이정미/당시 헌법재판관 후보·2011년 : 열린 마음으로, 그리고 소수자에 대한 정성 어린 배려로 우리 헌법 질서를 수호하고….]

하지만 경륜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는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유연한 판단을 통해, 헌재 결정의 외연을 넓혔다는 평가로 바뀌었습니다.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 때는 다수 의견에 합류한 반면, 물대포 발사는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소수 의견 편에 서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는 최선임 재판관으로 소장 권한대행에 오르면서 재판을 지휘했습니다.

심판이 시작된 뒤에는 개인 일정을 전혀 잡지 않은 대신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했습니다.

심판정에서는 대통령 측의 막말 공세를 단호하게 눌러, 재판의 흐름을 주도했습니다.

[탄핵심판 16차 변론·지난달 22일 : 청구인의 수석 대리인이 되는 거예요. 법관이 아니에요, 이것은.]

[이정미/헌재소장 권한대행 : 언행을 조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석 대변인이란 말씀을 감히 이 자리에서 하실 수 없으시죠.]

역사적인 대통령 탄핵심판의 날, 머리를 고정하는 미용기구인 헤어롤을 달고 출근하는 인간적인 실수를 했지만, 재판관 만장일치의 탄핵 결정을 이끌어냄으로써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이 봉합될 길을 열었습니다.

[이정미/헌재소장 권한대행·어제 : 이 선고가 더 이상의 국론분열과 혼란을 종식 시키고, 화합과 치유의 길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되길 바랍니다.]

이 재판관은 모레 오전 퇴임식과 함께 6년간의 헌법재판관 임기를 마감합니다.

(영상편집 : 신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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