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北, 갈등 최고조…"상대 국민 출국 금지"

<앵커>

북한과 말레이시아가 자국에 머무는 상대 국민의 출국을 금지하기로 하면서, 두 나라 간 외교 갈등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북한이 사실상 인질 외교를 하겠다고 나서면서 말레이시아도 대응에 나선 것입니다.

김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북한 대사관 앞에 경찰 통제선이 쳐졌고, 주변 도로는 폐쇄됐습니다.

말레이시아는 이곳 북한 대사관 직원을 비롯해 자국에 머물고 있는 모든 북한인들의 출국을 금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북한이 김정남 암살 사건이 공정하게 해결될 때까지 말레이 국민의 북한 출국을 불허한다고 하자, 맞불을 놓은 겁니다.

북한에는 11명의 말레이 국민이, 말레이에는 외화벌이 노동자 등 북한인 수백 명이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마드 자히드 하미디/말레이시아 부총리 : 우리가 당초 계획한 것은 아니지만, 북한이 외교관계의 규범에서 벗어나는 조치를 했기 때문에 우리도 이렇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말레이 총리는 북한이 자국 국민을 인질로 삼았다고 맹비난하면서, 출국금지를 즉각 해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위협을 당하면 어떤 조치도 망설이지 않겠다고 밝혀 추가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시사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국가안전보장회의 긴급회의를 소집했고, 오는 10일에는 내각회의를 열 예정입니다.

교도통신은 말레이 정부가 내각 회의에서 북한 대사관 폐쇄 여부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