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멕시코는 부정부패가 심한 곳으로 알려져 있죠. 그래서인지 비리와 얽힌 장소를 둘러보는 '부패 투어'가 등장했습니다. 이런 곳을 돌아보면서 분노한 힘을 모아보자는 취지입니다.
한세현 기자입니다.
<기자>
하얀색 외관으로 '멕시코의 백악관'으로 불리는 이 초호화 저택의 값은 700만 달러, 우리돈 80억 원이 넘습니다.
주인은 다름 아닌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 부인 리베랍니다.
한 건설사가 대준 담보로 집을 산 건데 '멕시코 부패의 상징'으로 떠올랐습니다.
이 저택을 버스를 탄 관광객들이 둘러봅니다.
이른바 '부패 투어' 버스입니다.
[타니아 산체스/부패 투어 가이드 : 갈수록 심해지고, 사회 곳곳으로 퍼지는 부패 문제에 대해 알리기 위해 버스 투어를 운영합니다.]
마약 갱단에 의해 살해된 대학생 43명을 기리는 조각상, 비리 경찰이 근무한 경찰서, 탈세를 저지른 기업 등 10곳이 관광 코스 입니다.
부패의 현장을 함께 둘러보며 가이드는 자신이 겪은 부패 경험을 공유하고, 시민들이 부패 척결에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도 합니다.
시민단체가 운영하는 이 '부패 투어' 버스는 시민들 기부로 운영돼 탑승 비용도 무료입니다.
매주 일요일 2차례 운행하는데, 두 달 넘게 기다려야 할 만큼 인기입니다.
멕시코 정치권과 공무원들의 부패에 분노한 네티즌들은 구글 지도에서 대통령궁 이름을 '부패의 궁'으로, 의회를 '좀도둑들의 전당'으로 바꿔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멕시코의 지난해 투명성 순위는 176개국 가운데 123위를 기록하는 등 늘 하위권을 맴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