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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 까먹어도 수수료 떼는 퇴직연금…가입자 불만

<앵커>

노후생활의 마지막 보루인 퇴직연금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수익률이 떨어져도 너무 떨어져서 원금까지 까먹는 상품도 적지 않습니다. 수수료는 물론 꼬박꼬박 내야 합니다.

손승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회사원 장 모 씨는 최근 퇴직연금 수익률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지난해 1% 초반까지 떨어졌던 수익률이 최근엔 0.12%까지 떨어진 겁니다.

이 와중에 운용 수수료는 0.3%나 받아갔습니다.

수익이 12만 원 났다면 30만 원을 수수료로 떼간 셈입니다.

[장 모 씨/회사원 : (수수료를 제하면) 원금이 마이너스가 날 수 있다. 그런 논리가 형성되더라고요. 0점 몇 퍼센트, 이거는 차라리 그냥 우리 집안에다 놓고 있는 게 낫지.]

실제로 투자형 상품의 경우, 생명보험사와 증권사의 지난해 수익률이 각각 -0.6%와 -0.5%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가입자라면 원금마저 까먹은 겁니다.

원금보장형 상품도 대부분 1%대에 그쳐 정기예금 금리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금융기관들은 맡긴 금액의 최고 0.8%인 수수료만큼은 꼬박꼬박 떼가고 있습니다.

[홍순언/중소기업 대표 : 따로 이 돈을 가지고 저희가 융통을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을 할 수밖에 없죠. 정기예금도 요즘 1.5% 이상도 있으니까요.]

수익률은 예금금리에도 못 미치게 운용하면서 수수료는 꼼꼼히 챙기는 금융기관에 가입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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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손 기자, 이 퇴직연금은 쉽게 말하면 퇴직금의 변형된 형태이잖아요? 당연히 원금이 보장되는 거로 다들 생각하고 있는 거 아닌가요 ?

<기자>

예전에 회사에서 퇴직금을 보장해줄 때랑 제도가 좀 다릅니다.

특히 수익률 문제는 본인이 관리하는 퇴직연금 DC형에서 주로 발생하는데요, 조금 복잡하죠?

누가 운영하느냐에 따라서 DB형/DC형으로 나뉘는데, 그것과 관련 없이 퇴직연금은 원금이 보장되는 형, 예금형이죠.

그리고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투자형으로 나눕니다.

근데 문제는 투자형 상품 대다수가 지난해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원금 보장형도 운영 수수료 떼고 나면 정기 예금, 금리 수준도 못 미치는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어쨌든 손해를 안 보려면 애초에 가입할 때 원금 보장형을 선택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던 분들에게 해당되는 경우라 볼 수가 있겠네요. 지난해 수익률은 왜 이렇게 떨어진 겁니까?

<기자>

금융기관들이 퇴직금 위탁을 받지 않습니까?

다른 은행 예금에도 넣어놓고 주식이나 채권을 사기도 하는데 작년 한국은행 기준 금리가 1.25%까지 떨어질 정도로 예금 금리가 낮았죠.

거기다가 주식·채권도 투자 결과가 그렇게 좋지 않았습니다.

<앵커>

이건 규정으로 돼 있는 얘기겠습니다만, 원금도 보장을 못 받는데 수수료까지 떼간다. 이건 기분 나쁘죠?

<기자>

은행 입장에서는 시스템 구축도 해야 하고 인건비도 줘야 하니까 운용비가 필요하다고 얘기합니다.

그건 좋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수익률에 비해서 수수료가 너무 높다는 겁니다.

예전에 5% 받을 때 0.5% 수수료 떼는 것 가지고는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즘엔 기껏 1% 정도 내고 절반 가까이 떼 가니까 반발이 큰 겁니다.

<앵커>

수수료 좀 내려야겠네요?

<기자>

기본적으로 투자 상품이라기보다는 사회안전망 성격이 강합니다.

수익률이 떨어지면 수수료도 내려갈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강력하게 유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열, VJ : 유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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