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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991일…바다 향해 외친 아이들 이름

<앵커>

세월호 유가족들은 한 해 마지막 날 참사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섬, 동거차도에 들어갔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실종자 수습과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을 기원하며 바다를 향해 아이들의 이름을 외쳤습니다.

이성훈 기자가 동행했습니다.

<기자>

오늘(31일) 새벽, 안산 합동분향소에 모인 세월호 가족과 시민들이 분주하게 짐을 싣습니다.

국화꽃과 함께 아이들이 생전에 좋아하던 피자도 준비했습니다.

무거운 마음을 안고 다시 팽목항으로 내려가는 길.

어느덧 아침이 밝아오고, 항구에 다다른 가족들은 세월호 참사 해역에서 불과 1.6km 떨어진 동거차도를 향해 배에 오릅니다.

동거차도가 가까워지자 그동안 겨우 추슬렀던 마음은 무너지고 맙니다.

[신창식/고 신호성 군 아버지 : 애들 상차림을 해주기 위해서 들어가는 거고요. 우리 아이들을 왜 정부에서 구하지 않았는지 저희는 그거 하나만 보고 가고 있습니다.]

섬 언덕을 오르며 나뭇가지에 노란 리본을 정성스럽게 묶습니다.

동거차도 산 중턱에 설치된 초소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유족들이 번갈아가며 세월호 인양 과정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최태신/고 최정수 군 아버지 : 볼 때마다 답답하고 그렇죠. 배를 빨리 인양해서 봤으면 좋겠습니다.]

정부는 세월호 인양을 연내 완료하겠다고 수차례 약속했지만, 업체선정과 인양 방식을 놓고 혼선을 거듭하다 결국 해를 넘기게 됐습니다.

세월호 가족들이 이곳 동거차도를 한시도 비울 수 없는 이유입니다.

다가올 새해에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빨리 인양하겠다고 정부는 약속했지만, 가족들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세월호가 그려진 플래카드에 소망을 담은 글을 적고, 노란 풍선을 달아 하늘 높이 날려 보냅니다.

마음에서 한시도 떠나보내지 못한 아이의 이름을 목청껏 불러보지만, 차가운 바다에 갇힌 아이들은 대답이 없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오늘로 991일째.

유가족들은 새해에는 세월호가 진실과 함께 온전히 인양되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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