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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꿀 '의리'…김보성의 뭉클한 도전기

<앵커>

얼마 전 배우 김보성 씨가 격투기 선수로 데뷔전을 치러 화제가 됐죠. 경기에 지고 눈 부위도 크게 다치면서 무모한 도전이 아니었냐는 평가가 있었는데 수익금을 소아암 환자에게 기부하는 조건이었다고 합니다.

권애리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일어납니다! 김보성! 바로 때려요!]

51살, 김보성.

직업, 배우.

왼쪽 눈으로는 명암 정도만 구별 가능한 6급 시각장애인.

격투기 선수가 되기에는 불가능한 조건이지만, 프로 선수를 상대로 데뷔전에 나섰습니다.

경기 초반 선전하며 기대도 생겼지만, 2분 35초, 상대에게 결정적 한 방을 허용하고 맙니다.

[김보성/배우 : (눈앞이) 새카만 상태가 3분 이상 지속이 된 거예요. 렌즈를 낀 상태에서 맞았기 때문에 망막박리가 일어났나 (걱정했어요.) 잘 보이는 오른쪽 눈이 안와골절이 된 상태인데, 1.8cm 정도 뼈가 떨어져 나간 상태입니다.]

그나마 보이는 오른쪽 눈의 시력마저 손상될까 봐 수술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김보성/배우 : 아내에게 눈만큼은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가드를 내린 상태에서 직진으로 들어가다가 카운터를 눈에 맞는 바람에….]

1년 6개월 동안 경기 준비에 전념하며 본업에서 멀어졌고 고된 훈련에 팔꿈치와 발등에 금도 갔습니다.

그럼에도 케이지에 오른 건 고통받는 소아암 환자 때문이었습니다.

[김보성/배우 : 소아암 아이들 수술비가 워낙 고액입니다.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부문화의 확산을 위해서는 (이런 이벤트가)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준비했던 승리 세리모니에는 그가 전하고픈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김보성/배우 : 이걸 보여드리려고 했어요. 한문으로 '정의'입니다. '정의!' 이렇게 딱 웃으면서 팬 여러분께 이 말씀 드리려고 했었죠.]

[김보성/배우 : ((일각에선) 안전불감증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지적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어떤 시각에서 보면 맞는 말씀이에요. 제가 반대의견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예전에 '돈키호테'라고 소설 있잖아요. 그 소설처럼, 조금은 정상적이지 않은 행동일지라도 헌신하겠다는 마음이 그게 진심이라면 하늘이 움직여서 세상이 바뀐다고 저는 믿습니다. 젊은 나이에 제가 죽을 고비가 많았습니다. '숨 한 번만 쉬게 해 주시면 아무 욕심 없이 세상에 헌신하며 살겠다'고 마음으로 약속한 적 있습니다.]

코믹한 의리 아저씨도, 격투기 선수도, 봉사를 실천할 수 있다면 변신은 계속될 거라고 말합니다.

[김보성/배우 : (격투기 또 도전하시겠어요?) 지금 그런 말 했다가는 진짜로 아내에게 큰일납니다. 걱정하시는 분들 많이 계신데, 저 잘 보입니다. 힘들고 아픈 분들을 함께 의리로써 돌아볼 수 있다면 저는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끝까지 정의로운 의리 부탁드리겠습니다. 정의!]

(영상취재 : 서진호·하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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