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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이닥친 경찰에 생방송 중단…광풍 속 터키

<앵커>

터키 쿠데타가 진압된 지 석 달이 지났는데 에르도안 정권의 숙청 광풍은 잦아들 기미가 없습니다. 경찰이 방송사에 난입해서 생방송을 중단시키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카이로 정규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쿠르드계 방송사에 터키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스튜디오에 들어와 생방송을 중단시키자, 진행자는 굴하지 않고 저항합니다.

[쿠르드계 방송 진행자 : 우리가 쿠데타를 일으킨 게 아니오. 당신(터키 정부)이 쿠데타를 이용해 또 다른 쿠데타를 일으킨 장본인이오.]

경찰은 막무가내로 주조정실까지 들어가 송출 중단을 지시하고, 실랑이가 벌어지는 사이 스튜디오엔 방송국 직원의 구호가 메아리칩니다.

[자유 언론에 재갈을 물릴 수 없다.]

방송중단 사태는 고스란히 실시간으로 전파를 탔습니다.

이 채널의 마지막 방송이었습니다.

터키 정부는 테러단체의 선전 매체라며 쿠르드계 방송국 22곳을 폐쇄했습니다.

지난 7월 쿠데타 진압 이후 국가안보를 내세워 문 닫게 한 언론사만 150곳이 넘습니다.

대부분 에르도안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사들입니다.

[페르빈 불단/터키 야당 의원 : 쿠데타 때는 군부가 방송국을 습격하더니 이제는 정부가 방송국에 쳐들어와 방송을 중단시켰습니다.]

지금까지 쫓아낸 군인과 공직자, 교사만도 10만 명.

그것도 모자라 경찰 1만3천 명을 직위 해제했습니다.

아직도 쿠데타 세력이 남았다며 국가비상사태를 내년 1월까지 연장했습니다.

14년째 집권 중인 에르도안 대통령의 독재권력은 숙청의 광풍 속에 더욱 견고해지고 있습니다.

경찰의 방송사 난입 사건은 터키 민주주의가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염석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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