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학교 교과서가 고등학교 교과서보다 더 비싸다고 합니다. 잘 납득이 되지 않는데, 더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건 이 때문에 매년 수백억 원씩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는 겁니다.
무슨 얘기인지, 노유진 기자가 알려 드리겠습니다.
<기자>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중학교와 고등학교 역사부도입니다.
대표 저자와 종이질이 똑같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더 얇은 중학교 교과서가 1천300원이나 비쌉니다.
다른 출판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중학 교과서가 1천800원가량 더 비쌉니다.
이렇게 비슷한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과서 가격에 차이가 나는 건 가격 결정 과정에서 허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재작년, 교과서 가격을 강제조정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고쳤습니다.
이후 출판사들이 낸 교과서 원가를 분석해, 접대비나 통신비 같은 불필요한 항목을 빼서 초등과 고등학교 교과서 가격을 40% 낮췄습니다.
하지만 중학교 교과서는 시행령이 바뀌기 전에 검인정을 받았다는 이유로 그대로 놔둔 겁니다.
[교육부 관계자 : 저희가 몇 번 이 문제를 좀 바로잡을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데 현행법으로는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
정부는 중학교 교과서 구입비로 매년 1천600억 원씩 쓰고 있습니다.
초등이나 고교처럼 40% 정도 조정할 수 있었다면, 예산을 크게 아낄 수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오영훈 의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 매년 640억 원이죠. 이 예산이 불필요하게 낭비됐다는 그런 지적을 할 수 있습니다.]
허술한 시행령 개정 탓에, 정부는 중학교 교과서의 다음 검인정이 이뤄지는 2017년 말까지 손쓸 방법이 없습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신동환·김승태, 영상편집 : 장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