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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식고문' 제보 빗발…"바퀴벌레 먹였다"

<앵커>

해병대에서 이른바 '식고문'이 벌어지고 있다는 SBS 보도 이후 같은 피해를 봤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바퀴벌레까지 억지로 먹였다는 증언도 나왔는데, 끊이지 않는 해병대 가혹 행위를 생생 리포트에서 김종원 기자가 후속 취재했습니다.

<기자>

해병대 이 모 일병이 식고문을 당했단 보도가 나간 뒤, 자신도 비슷한 가혹 행위를 당했다는 인터넷 글과 제보가 넘쳐났습니다.

해병대 전역자 두 명을 만났습니다. 한 명은 10년 전, 또 한 명은 3개월 전에 전역한 해병 선후배.

[기자 : 몇 기세요?]

[선배 해병 : 저 94X기요.]

[후배 해병 : 필승! 118X기입니다!]

전역했는데도, 처음 보는 선배 해병의 모습에 군기가 바짝 든 모습. 이런 해병대 특유의 군기 때문에 아무리 가혹한 식고문도 참아낼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해병 전역자 (올 3월 전역) : 20~30봉지 되는 냉동식품을 막내에게 다 몰아주는 거예요. 화장실 가서 토 한 번 하고 와서 또 먹고. 다 먹고 나서는 토를 한 번 했으니까 또 맞는 거죠.]

[해병 전역자 (2005년 전역) : 그래도 사람 먹는 거 먹네요, 그냥.]

선배 해병이 겪었다고 털어놓은 사례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해병 전역자 (2005년) : 메뚜기, 지렁이, 개구리, 달팽이, 바퀴벌레. 선임이 "씹어" 하면 씹어요. "삼켜" 하면 이제 먹는 거예요. 바퀴벌레는 너무 역해서 뱉었어요. 폭행이 시작됐죠.]

일주일에 두세 번씩 자행됐다는 이런 식고문,

[해병 전역자 (2005년) : 노래방 봉지 크기 과자가 3봉지 정도 있는데, 쉬지 않고 이렇게 양손으로 먹어야 해요. 입안이 완전 피가 나요 피가.]

[해병 전역자 (올 3월) : 신체적으로 되게 견디기 힘들었던 건 사실이고, 되게 해병대 온 걸 후회를 많이 했어요.]

2011년 잇단 병영 내 사건 사고가 터지면서 가혹행위가 적발될 경우 붉은 명찰을 회수하겠단 특단의 조치까지 발표했던 해병대, 하지만 식고문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게 해병대원들의 증언입니다.

[해병 전역자 (올 3월) : 간부들 스스로 '(식고문을) 없애야겠다' 이런 마음이 아니라 (가혹행위 근절에) 형식적이란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이번 이 일병 식고문 사건이 알려지면서 해병대는 또 한 번 병역 악습을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에도 말로만 그치지 않을지 두고 볼 일입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박춘배,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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