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리운전 기사가 술 마신 고객의 차를 몰고 가다 시비가 붙어 도로 한복판에서 그냥 내려 버렸습니다. 그러자 차 주인이 직접 운전대를 잡고 13m 정도를 이동했는데, 두 사람 모두 처벌을 받게 됐습니다.
어떤 혐의들인지 원종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승용차가 길 한복판에 서서 한참을 움직이지 않습니다.
뒤차들이 경적을 여러 차례 울리자 근처 주차장으로 이동합니다.
그런데 차가 주차장에 들어서자마자 한 남성이 기다렸다는 듯 다가와 경찰에 신고합니다.
[차량 주인 : 아저씨 이리로 와봐요. 사진 찍었죠?]
[대리기사 : 사진 찍었어요. 음주 신고하려고 사진 찍었어요.]
대리운전 기사 55살 황 모 씨는 운전 도중 요금 문제로 차량 주인과 시비가 붙자 도로 한복판에 차를 두고 사라졌습니다.
그러고 난 뒤 술 취한 차주가 운전대를 잡고 13m 정도 차를 이동시키자 그 장면을 찍어 경찰에 신고한 겁니다.
[차량 주인 : 빨리 (차를) 빼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뒤에 있는 차량들이 제 차 때문에 차선을 넘어서 가는 상태였고.]
사건이 벌어진 장소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차로가 매우 좁아서 차를 오랫동안 세워둘 수 없는 장소입니다.
경찰은 대리기사 황 씨의 행동이 음주운전을 방조한 행위라고 판단하고 황 씨를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문형기/서울 수서경찰서 교통조사팀장 : 리기사는) 의뢰자가 음주운전을 하지 않을 장소까지 대리운전을 해주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해서 입건 한 것입니다.]
경찰은 비록 불가피한 상황이었지만 차 주인도 음주운전을 한 게 명확하다며 함께 입건했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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