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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리 길 달려요"…발에 땀나는 '공룡 선거구'

<앵커>

강원도 철원, 화천, 양구, 인제, 홍천 이렇게가 한 개 선거구입니다. 서울 면적의 10배로 공룡 선거구라 불리는데, 이렇게 넓은 곳에서 후보들은 어떻게 선거운동을 할까요.

이경원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강원 양구에서 40분 걸려 인제로 달려온 새누리당 황영철 후보, 인적 드문 강원도에선 사람들을 많이 만나기엔 5일 장 만한 곳이 없습니다.

[황영철/새누리당 후보 : 양구 갔다가 인제 왔으니까 이제 홍천 가서 홍천지역 주민에게 (인사해야죠.)]

20분 동안 주민 3~40명을 만난 뒤 바로 차에 오릅니다.

인제에서 홍천까지는 50km, 차로 한 시간 거리, 홍천 중앙시장엔 더불어민주당 조일현 후보가 나타났습니다.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유권자를 만날 시간은 항상 촉박합니다.

[조일현/더불어민주당 후보 : 내촌면이 여기서 1시간 걸리는데, 거기 들렀다가….]

불과 20분 머물고 발길을 재촉합니다.

홍천에서 철원까지는 120km, 경기 가평과 포천을 거쳐 가는 빠른 길이래 봐야 2시간 넘게 걸립니다.

때마침 철원 농협에서 진행된 노인 무료 급식 행사, 무소속 정해용 후보가 기회를 놓치지 않습니다.

[정해용/무소속 후보 : 어머님들 많이 드세요.]

취재진이 하루 동안 후보들을 쫓아다닌 거리는 246km에 달했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좁은 서울 동대문을의 948배, 이 공룡 선거구를 쟁취할 방법은 메뚜기 선거 운동뿐입니다.

이곳은 도로 여건도 열악하고 산골이 많아 유권자를 찾아다니는 데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황영철/새누리당 후보 : 일정이 끝나는 지역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 날 일정을 시작하고….]

[조일현/더불어민주당 후보 : 서로 만나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고 선거를 하게 돼서….]

[정해용/무소속 후보 : 여기(철원)에서 홍천 내면 끝까지 가려면 4시간이 걸립니다.]

후보들은 유권자를, 유권자는 후보를 잘 모르고 선거를 치를 수 있는 상황, 결국 정치 무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옵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 영상편집 : 김병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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