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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사진 욕심에…수리부엉이 둥지 앞 '싹둑'

<앵커>

이 나뭇가지들 사이로, 잘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의 둥지가 있습니다. 지난해 이맘때 찍은 사진이죠.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가지가 싹둑싹둑 잘려 나가서 바위 절벽에 있는 둥지가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여기에는 어린 수리부엉이의 모습도 그대로 보이죠. 대체 누가 이런 짓을 했을까요.

최재영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카메라 불빛이 번쩍입니다.

경찰이 현장 확인했더니 망원렌즈 달린 카메라들이 놓여 있습니다.

수리부엉이 둥지에서 불과 몇 미터 떨어진 곳입니다.

야행성인 부엉이를 근접 촬영하기 위해 동호회원들이 톱으로 나뭇가지들을 잘라낸 겁니다.

수리부엉이 둥지가 있는 절벽 아래에는 이렇게 잘려 나간 나뭇가지들이 가득합니다.

나뭇가지를 보면 톱으로 잘려 나간 흔적이 선명합니다.

갓 부화해 솜뭉치처럼 보이는 새끼가 위태롭게 노출돼 있습니다.

[최종인/경기도 안산시 환경정책과 : 천적들, 까마귀와 같은 맹금류가 많습니다. 100% (새끼들이) 공격당할 수 있습니다.]

낯선 사람이 나타나면 어미도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박진영/국립생물자원관 조류팀장 : (플래시가 터지면) 불안감을 느끼고 새끼에게 먹이를 주는 빈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강원도 동강에서만 피는 희귀종인 동강 할미꽃도 사진 촬영하러 온 관광객들에게 훼손되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더 좋은 사진 구도를 위해 꽃을 꺾거나 다시 꽃이 피기 위해 꼭 필요한 잎까지도 모두 떼버렸습니다.

[서덕웅/동강할미꽃보존회 회장 : (자제를 요청하면) 당신이 뭔데 간섭하냐는 식입니다. 저희가 사법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희귀 동식물이 위협을 받고 있지만 처벌할 근거가 부족해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허 춘, 영상편집 : 이승희, 화면제공 : 최종인)  

▶ [취재파일] 멸종위기 수리부엉이, '극성' 사진 촬영에 둥지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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