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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걸린 재력가에 접근…90억 빼돌린 사기

<앵커>

치매에 걸린 80대 노인을 꾀어서 전 재산 90억 원을 빼돌린 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자녀들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노인의 휴대전화 번호를 여러 차례 바꾸기도 했습니다.

정혜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000 씨네 맞으시죠?]

서울 동대문의 한 대형 아파트에 경찰관들이 들이닥칩니다.

[집에 있는 분들 다 나오세요. 경찰입니다.]

멍하니 서 있는 62살 여성 이 모 씨는 지난 2013년 7월 81살 재력가 A 씨에게 접근했습니다.

A 씨가 치매를 앓고 있는 점을 악용해 여생을 돌봐주겠다고 약속하며 A 씨와 혼인 신고도 했습니다.

이 씨는 공범과 함께 살았던 아파트 근처의 이 오피스텔에 피해 노인을 데려와 잘 돌봐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하루에 한두 끼씩 그것도 배달 음식만 주며 사실상 방치해 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 씨가 전 재산 양도증서까지 써주자 이 씨는 함께 붙잡힌 76살 이 모 씨 등과 함께 A 씨 소유의 90억 원대 부동산을 야금야금 처분해 60억 원을 뜯어냈습니다.

미국에 사는 자녀와의 접촉을 막기 위해 A 씨의 전화번호를 다섯 차례나 바꾸기도 했습니다.

[유정기/경감, 경기지방경찰청 국제금융범죄수사팀 : 가족과의 접촉을 차단해 필요한 보호를 제때 받지 못하게 만든 정황도 있습니다.]

이후 이 씨는 A 씨와 이혼하고, 공범 이 씨와 함께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A 씨는 뒤늦게 경찰에 신고했지만, 지난달 중순 지병으로 숨졌습니다.

경찰은 이 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공범 2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명구·신동환, 영상편집 : 이홍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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