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설 연휴에 집 비우시는 분들은 이 보도를 눈여겨보시길 바랍니다. 특히 고층 아파트라고 해도 창문을 꼭 잠그시는 게 좋습니다. 가스 배관을 타고 무려 11층을 올라가는 도둑도 있습니다.
화강윤 기자입니다.
<기자>
어두운 밤, 한 사람이 스파이더맨처럼 아파트 벽을 기어오르고 있습니다.
벽면에 설치된 가스 배관을 따라 오르는 모습이 아슬아슬해 보입니다.
불이 꺼진 집만 골라 들락날락하더니, 여섯 가구를 털고 다시 내려오는데 50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아파트 배관공으로 일했던 35살 장 모 씨는 고층 아파트 벽을 타고 올라가서 창문이 열려 있는 집만 골라 금품을 훔친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별다른 장비 없이 장갑과 운동화만으로 기어올랐는데, 11층에 있는 집을 턴 적도 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지난달 13일부터 보름 동안 아파트 23곳에서 7천800만 원어치의 현금과 귀금속을 훔쳤습니다.
장 씨는 부산에서 범행 장소를 물색하다가 붙잡혔습니다.
장 씨 주머니에서 발견된 노트에는 설 연휴 기간 범행 대상으로 점찍은 아파트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었습니다.
[심동수/용인서부경찰서 형사과장 : 고층이라고 해서 안심하시면 안 되고 주무실 때나 집을 비우실 때도 꼭 창문을 잠그는 등 주의를 다 하셔야겠습니다.]
경찰은 장 씨를 구속하고 피해 사례가 더 있는지 수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명구, 영상편집 : 장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