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바둑기사 이긴 인공지능…다음 상대 이세돌

<앵커>

지금 두 사람이 바둑을 두고 있는데 옆에 기계가 많이 보이고 있죠. 한 사람은 프로바둑 기사고, 한 사람은 인공지능 컴퓨터가 시키는 대로 바둑을 두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처음으로 바둑 프로그램이 사람을 이겼습니다. 오는 3월엔 한국에서 세기의 대결이 벌어지는데요, 이 프로그램에 다음 상대는 이세돌 구단입니다.

정영태 기자입니다.

< 기자>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는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유럽 바둑 챔피언이자 중국 프로 바둑기사인 판후이 2단과의 다섯 차례 대국에서 모두 이겼다고 발표했습니다.

바둑이 아닌 체스에서는 인공지능 컴퓨터가 인간 세계 챔피언과의 대결에서 이긴 적이 있지만, 바둑 프로그램이 프로 바둑기사를 이긴 건 처음입니다.

바둑은 탐색 공간이 광범위한 데다 수의 위치나 움직임을 평가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기존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은 아마추어 바둑 기사 수준으로 평가돼 왔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만든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는 "다음 상대는 지난 10여 년간 세계 최고의 기사로 인정받는 이세돌 9단"이라며 오는 3월 서울에서 대국이 열린다고 예고했습니다.

이세돌 9단도 네이처지에 "인간 프로기사에게 대등하게 도전하는 컴퓨터와 대국하게 돼 영광"이라며 "결과에 관계없이 바둑 역사에 의미 있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인공지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들었지만, 최소한 이번 대국에서는 자신이 이길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이번 대국에는 1백만 달러, 우리돈으로 12억 원의 상금이 걸려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