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시리아의 산악마을 '마다야'라는 곳에 사는 한 소년의 모습입니다. 뼈만 앙상하게 남은 모습이 참혹할 지경인데요. 시리아 정부군이 이 지역을 여섯 달째 봉쇄하면서 주민 4만여 명이 이 소년처럼 출구 없는 지옥에서 하루하루를 연명해 나가고 있습니다.
카이로에서 정규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맹물에 가까운 수프와 배추 잎, 한창 먹고 뛰어놀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전부입니다.
그나마도 먹는 날 보다 굶는 날이 많습니다.
[모함마드 아에드/시리아 마다야 주민 : (며칠이나 굶었니?) 7일이요. (정말로?) 신께 맹세해요.]
갓난아기에 먹일 우유마저 떨어진 지 오래입니다.
[갓난아기 어머니 : (우유 대신 뭘 먹이죠?) 물과 소금이요? (기저귀는 있나요?) 비닐봉투를 써요.]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24km 떨어진 산간도시 마다야의 상황입니다.
반군 지역인 마다야는 6개월째 정부군에 완전 포위돼 있습니다.
주민 이탈을 막는다며 마을을 봉쇄해 식량과 의약품 공급이 완전히 끊겼습니다.
말 그대로 출구 없는 지옥으로 변해가면서 주민 4만여 명이 아사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시리아 마다야 주민 : 고양이를 잡아 먹거나 풀을 먹어요. 쓰레기 더미에서 음식을 뒤져 먹는 경우가 허다해요.]
지난 두 달 사이 유아 6명을 포함해 67명이 굶주려 숨졌고 탈출을 시도하다 30명이 사살됐습니다.
보다 못한 유엔이 구호물자를 보냈지만 한 달 버티는 게 고작입니다.
마다야와 같은 처지의 시리아 주민만 40만 명입니다.
오는 25일 시리아 정부와 반군이 휴전을 논의할 회담을 열 예정이지만 현재로썬 휴전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영상편집 : 김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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