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사우디, 사상 첫 여성 투표…'평등' 위한 첫 걸음

<앵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건국 이래 처음으로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한 지방선거가 실시 됐습니다. 세계 최초로 여성에게 참정권을 허용한 뉴질랜드와 비교하면 무려 122년이나 늦은겁니다. 같은 아랍권인 팔레스타인도, 1946년 여성에게 참정권을 줬습니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많이 늦었지만, 사우디의 변화에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정규진 특파원이 현지에서 취재했습니다.

<기자>

검은 베일에 전통의상을 입은 사우디 여성들이 생애 첫 투표권 행사를 위해 나섰습니다.

투표권은 허용됐지만 아직 여성들은 별도로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합니다.

사우디 전역의 1천 200개 투표소 가운데 400여 곳이 여성 전용 투표소입니다.

취재진일지라도 남성은 출입이 불가능합니다.

[알리아 알바지/사우디 유권자 : 선거는 우리의 권리입니다. 설득력 있는 비전을 제시한 여성 후보에게 투표했고 당선되길 바랍니다.]

새로운 변화에 대한 부정적 시선도 만만치 않습니다.

[사우디 시민 : 모든 여성이 투표를 할 수 있죠. (당신 아내는 안 되고요?) 제 아내는 안 됩니다. 이슬람에 위배됩니다.]

이번 지방선거에는 800여 명의 여성 후보자가 출마했습니다.

대중 앞에 여성이 얼굴을 드러내서는 안된다는 관습 탓에 선거운동도 SNS나 인터넷을 이용해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얼굴 없는 선거운동인 셈입니다.

[하툰 알 파시/사우디 여성인권 운동가 : 남성은 대중과 공공장소에 익숙합니다. 반면 여성은 집 안에 머물도록 키워졌습니다.]

투표하겠다고 등록한 여성 유권자도 18세 이상 전체 여성 인구의 2%인 13만명, 남성 유권자의 10분 1에 불과합니다.

건국 이래 최초로 여성 참정권이 허용됐지만 아직은 제약조건이 많습니다.

하지만 작은 변화의 씨앗이 언젠가 평등의 열매를 맺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호사이니/사우디 지방선거 후보자 : 설사 선거에 지더라도 전 성공했다고 여깁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걸 저 혼자 힘으로 해냈습니다.]

(영상편집 : 김호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