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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사무실에 배달 된 '섬뜩한 봉투'…혐오 확산

<앵커>

미국의 한 이슬람 사원 앞에 누군가 뭔가를 던지고 달아납니다. 이슬람에서 금기시하는 돼지머리입니다. 이렇게 이슬람교나 이슬람 신도인 무슬림에 대해 공포나 증오를 갖는 것을 '이슬라모포비아'라고 하는데 캘리포니아 총기 난사 사건 이후 미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뉴스인뉴스, 박병일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워싱턴 DC의 이슬람 권익단체 사무실에 하얀색 가루가 담긴 봉투가 배달됐습니다.

봉투엔 이슬람을 증오한다는 섬뜩한 글귀가 쓰여 있었습니다.

공원에서 기도하던 무슬림들에게 한 백인 여성이 폭력을 휘두른 사건까지 발생했습니다.

[너희는 사탄에 속고 있어! 네 마음을 사탄이 지배하고 세뇌시켰어!]

지난 한 달간, 미국 전역에서 무슬림이 공격당한 사례는 알려진 것만 24건입니다.

[사커 하크/폭행당한 무슬림 : 한 남성이 저에게 주먹을 날렸어요. 다시 때리려 하면서 '무슬림들을 죽일 거야'라고 말했어요.]

이슬람 성전에 오물을 투척하고 코란을 찢던 수준에서, 무슬림을 무차별 폭행하는 양상으로 과격화되는 겁니다.

미국 내 무슬림은 280만 명. 캘리포니아 총기 난사 사건 이후 내 주위의 무슬림이 언제 나와 내 가족을 해칠지 모른다는 공포가 미국민들 사이에 확산하고 있습니다.

[제리 파웰 주니어/리버티 대학 총장 : 더 많은 시민이 총기를 휴대한다면 무슬림이 들어와 살상을 자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겁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의 반 이슬람 과격 발언이 먹히는 배경에는 무슬림에 대한 미국 백인 사회의 뿌리 깊은 반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에드 캠벨/트럼프 지지자 : 무슬림이 미국에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들이 미국에 뭘 가지고 들어올지 누가 알겠어요? 폭탄이나 IS밖에 더 있나요? 무슬림은 떠나야 해요.]

테러로 반 이슬람 정서를 일으켜 서방 세계 무슬림을 규합하겠다는 IS의 의도에 말려든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 사회가 안고 있는 인종과 종교 갈등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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