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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km 걸어 유럽으로…105세 난민의 '소망'

<앵커>

올해 105살의 아프가니스탄 난민 할머니가 수천 킬로미터를 걸어서 유럽에 도착했습니다. 도중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여정이었지만, 인간다운 삶을 찾아 행군했다고 합니다.

최효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크로아티아 국경의 한 난민촌, 주름투성이의 할머니가 지친 기색으로 앉아 있습니다.

[비비할 우즈베키/105세, 아프가니스탄 난민 : (내전 때문에) 저는 집을 잃었고, 난민 신세가 됐습니다. 엄청나게 오랜 시간 동안 길 위에서 떠돌았지요.]

할머니의 이름은 비비할 우즈베키.

자신을 포함해 총 17명의 가족들과 함께 꼬박 20일 동안 수천 킬로미터를 걷거나 때론 업혀서 세르비아와의 국경까지 도착했습니다.

[무하멧 미자이/105세 난민 할머니 손자 : 저희 가족은 아프가니스탄 쿤두즈에서 왔어요. 이분은 저희 할머니고, 올해 연세가 105세이십니다.]

할머니와 가족들은 크로아티아 난민촌에서 다시 슬로베니아행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최종 목적지인 스웨덴으로 가기 위해서입니다.

100살이 넘어 쇠약해진 몸도, 유럽까지의 험난한 여정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할머니의 소망을 꺾을 수 없었습니다.

[비비할 우즈베키/105세, 아프가니스탄 난민 : 저는 이슬람교도입니다. 신께서 저에게도 좋은 삶을 허락해 주시면 좋겠어요. 단지 그것을 바랄 뿐 제가 뭘 더 할 수 있겠어요?]

내전을 피해 올해 유럽으로 들어온 난민은 공식 확인된 숫자만 32만 명, 오늘도 우즈베키 할머니 가족처럼 지옥 같은 내전을 피해 목숨을 걸고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의 행렬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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