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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땀 흘려 키운 곡식 싹쓸이…야생동물과의 전쟁

<앵커>

이제는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수확의 계절임을 말해 주고 있는데, 농가에서는 야생동물과의 전쟁이 한창입니다. 다 익은 곡식을 마구 먹어치우고, 논밭을 헤집어 놓기도 해서 피해가 극심하다고 합니다.

표언구 기자가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충북 괴산의 한 농촌.

논과 밭에 어둠이 드리우면 먹이를 찾아 내려오는 야생동물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냅니다.

농작물 보호를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유해조수방지단이 포획에 나섰는데 한 시간도 되지 않아 고라니 2마리를 잡았습니다.

밤이 깊어지면 멧돼지가 극성을 부립니다.

[지광식/유해조수방지단 : (멧돼지떼가) 적을 때는 다섯 마리 이상이 논둑을 망가뜨리고 논을 헤집고 다니니까 방법이 없어요.]

야생동물이 다녀간 논, 밭은 쑥대밭으로 변합니다.

다 익은 곡식을 먹어치우는 건 물론이고 논, 밭을 마구 헤집고 다녀 내년 농사까지 망쳐 놓습니다.

[한희용/괴산군 농민 : 감자 심었는데 감자 다 파먹었지, 고구마 심어놓았는데 다 파먹었지. 지금은 잎도 없어요.]

최근 5년 동안 야생 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액은 643억 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아예 농사를 포기하거나 피해 신고를 하지 않은 것까지 합하면 피해규모는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추산입니다.

지난 5년 동안 야생동물 70만 마리를 포획했지만 피해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멧돼지와 고라니의 개체 수는 늘어나는데 산지 개발 확대로 서식지는 줄어들어 논밭으로 내려오는 겁니다.

미국처럼 불임 사료를 야생동물 먹이로 제공하는 등 개체 수 조절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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