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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도 승진도 '금수저'에 밀리는 서러운 세상

<앵커>

국회의원 자녀들이 취업 특혜를 누렸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힘 있는 부모를 두지 못한 보통 사람들의 박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한 취업 관련 사이트가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부모의 지위와 재산이 본인 실력보다 취업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65%나 됐습니다.

생생 리포트, 안서현 기자입니다.

<기자>

한 30대 직장인은 첫 직장인 대기업에 입사했을 때 적잖이 놀랐다고 합니다.

몇몇 동기의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나 그룹 계열사 임원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특별한 동기들의 행보는 줄곧 논란이 됐다고 합니다.

[○○대기업 前 직원 : '이 친구가 어느 대학을 나왔다, 사실은 서류 합격할 조건이 안 되지 않았겠느냐?'라는 얘기가 굉장히 많았어요.]

그들은 입사 후 좋은 부서로 옮겨갔다고 합니다.

[○○○의원 아들 같은 경우에는 입사할 때랑 확연히 다른 부서로 보직 발령을 냈는데, '아 저 친구는 인사과에서 어떻게 저렇게 바로 데려가나'라는 생각을 했죠.]

공기업 최종 면접장에서 불쾌함을 넘어 좌절감을 경험한 사례도 있습니다.

[취업준비생 : (해당 공기업에 근무하는) 현직자가 면접 대기장에 직접 들어와서 특정 친구한테 '너 이번에 잘될 거다,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라'라 는 얘기를 하고, 결국 합격자 명단을 보니까 그 친구가 합격했더라고요.]

기업은 사업 확장과 위기 관리를 위해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 감안하는 현실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일종의 보험인 셈입니다.

[현직 대기업 간부 : 업상 민감한 이해관계에 있는 당사자들의 (취업 청탁과 관련된) 직접 요청이 있으면, 아마 기업 입장에선 뿌리치기 힘들 것으로 판단됩니다.]

부모가 누구냐에 따라 인생의 출발점이 달라지는 현실을 체념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남동선/취업준비생 : 굉장히 기분이 나쁘지만 사람이 부모한테 얼굴이나 신체 좋은 거를 물려받듯이 그 사람들도 이제 부나 이런 걸 물려받을 수 있다고 한편으로 생각이 들기도 해요.]

[김석호/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정부라든가 기업이라든가 아주 핵심적인 기둥들인데, 이 기둥들이 하는 행위에 대한 어떤 정당성이 점차 사라지게 되는거죠.]

서울변호사회는 국회의원과 고위 공직자의 가족이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에 취업할 때는 반드시 공개하도록 법을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취업용 이력서에 부모가 누군지, 재산이 얼마나 되는지 묻는 항목을 삭제하는 등 특혜와 불공정 시비를 없앨 방안을 서둘러 시행해야 합니다.

(영상취재 : 이재경·서진호, 영상편집 : 박정삼, VJ : 이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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