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름에 한시적으로 어르신들을 위한 무더위 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정작 폭염 땐 문을 닫은 곳이 많습니다. 왜그럴까요?
윤나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서울 관악구의 한 경로당입니다.
낮 기온이 34도까지 오른 지난 7일, 어찌 된 일인지 문이 굳게 잠겨 있습니다.
무더위 쉼터 간판이 내걸린 종로구의 경로당도 문이 잠겨 있긴 마찬가집니다.
이렇게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경로당이나 주민센터가 정작 폭염 땐 문을 닫은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쉼터를 찾는 노인이 20명 정도가 안 되면 정부나 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무더위 쉼터 관계자 : 회원이 20명 돼야 보조를 받거든요. 지금 우리가 회원등록 된 인원이 12명밖에 없거든요.]
또 쉼터 대부분이 저녁 6시 이후엔 운영하지 않아 열대야 땐 노인들이 더 힘겹게 지낼 수밖에 없습니다.
기초 생활 수급자로 서울의 한 쪽방촌에 사는 70대 할아버지입니다.
새벽 2시가 됐는데도 쪽방 실내 온도가 32도에 달해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습니다.
[김현규/77세 : 더워서 힘들어서 못 자요. 12시에 깨면 2시에 나가요.]
한 시민단체 조사 결과 2013년 한해 동안 빈곤층 노인의 80%가 무더위에 현기증이나 호흡곤란 등을 경험했고, 10명 중 1명은 실신하거나 입원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는 최근 한시적으로 연료비를 지원하는 에너지 바우처 지급대상을 저소득층 80만 명으로 확대했지만, 여름철엔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홍인화/에너지시민연대 사무총장 : 에너지 바우처 제도가 12월부터 3개월 동안 겨울철에 국한돼 진행되는데 여름철도 이제는 (지원해야 합니다.)]
올여름 열사병 사망자 11명 중 7명이 60대 이상입니다.
무더위에 건강을 위협받는 빈곤층 노인들을 위한 지원책이 절실합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하 륭, 영상편집 : 우기정·신소영,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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