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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품점 만든다" 누구를 위한 캠퍼스 공사?

<앵커>

최근 여러 대학들이 캠퍼스 안에 대형 공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곳곳에 건물을 올리고 널찍한 지하 공간을 만들면서 학교마다 학생들을 위한 교육 환경 개선을 내세웁니다. 하지만 정작 학생들의 생각은 좀 다른데요.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안서현 기자가 기동 취재했습니다.

<기자>

흙을 가득 실은 덤프트럭들 때문에 길 가는 게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닙니다.

트럭 옆을 지나는 보행자의 모습이 위태로워 보입니다.

연세대 신촌 캠퍼스의 백양로 좌우 12만8천 제곱미터가 초대형 공사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차들은 지하로 다니도록 하고 지상에는 녹지와 광장을 조성하는 1천100억 원 규모의 건설 사업에 들어가면서 학교는 '학생들을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학생들의 반응은 이렇습니다.

[유현아/연세대학교 3학년 : 트럭이 다니거나 큰 차들이 같이 다니는데 진짜 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애들 중에서는 목 아프다고 계속 병원 가는 친구도 있어요.]

가림막이 설치된 임시 통행로에서 먼지 농도를 측정해봤습니다.

미세먼지 농도가 세제곱미터당 최고 381마이크로그램.

측정 당일 서울 평균 농도인 42마이크로그램의 9배고, 환경부가 정한 기준치 150마이크로그램의 2배가 넘습니다.

[서종원/교수, 신한대학교 임상병리학과 : 학생들이 단시간 노출되더라도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화여대는 기념품점, 카페 등이 입점하는 새 건물 신축에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몰려드는 중국인 관광객들 때문에 재작년 지은 기념품점이 있는데 또 돈 벌 목적의 건물을 짓느냐는 겁니다.

[조은혜/이화여자대학교 3학년 : 강의실도 부족한 실정이고 기념품샵 만든다고 하면 학생들 입장에서는 돌아오는 게 없는 것 같잖아요. 내는 돈에 비해서.]

공부하는 데 절실히 필요한 강의실이나 기숙사를 확충하는 데 먼저 돈을 써야 한다는 게 학생들의 주장입니다.

지난해 재학생 대비 기숙사 수용률을 보면 연세대가 30.6%, 이대가 8.3%입니다.

연세대의 경우 1인실 평균 기숙사비가 62만 원, 다른 대학은 물론 학교 근처 원룸보다도 비쌉니다.

길게 보면 모두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긴 하지만 학생들로서는 이런 설명이 선뜻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는 표정입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신동환, 영상편집 : 위원양, VJ : 이준영·도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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