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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 사연 안타까워…라디오 듣고 장기기증

<앵커>

남에게 내 장기를 떼어 주는 일,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생면부지의 남이라면 더더욱 어렵겠지요? 그런데 라디오에서 말기 암 환자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선뜻 내 몸을 나눠 가진 사람이 있습니다. 

윤나라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한 남성이 휠체어에 앉은 채로 수술실로 들어갑니다.

30년간 공직 생활을 마치고 은퇴한 62살 강철우 씨입니다.

강 씨는 지난해 초 한 라디오에서 죽음을 앞둔 여성의 사연을 듣고 장기기증을 결심했습니다.

말기 암 환자가 어린 딸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책으로 펴낸 사연이었습니다.

[강철우/장기 기증자 : 엄마가 어떤 사람이었다, 라는 내용의 책을 쓰고 편지를 써서 딸한테 읽어주더라고요, 방송에서. 아, 슬퍼서 울었지.]  

강 씨는 지난 20년간 장애인단체를 찾아 봉사를 계속해올 만큼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왔지만, 장기기증은 부인마저 반대할 정도로 쉽지 않았습니다.

[한정희/강 씨 부인 : 대수술인데 쉽게 결정하지 말라고 제가 만류를 했죠.]  

오랜 설득 끝에 부인의 동의를 얻었지만, 기증받는 사람과 유전자가 맞지 않아 5차례나 기회를 놓쳤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검사에서 유전자형이 일치하는 환자를 찾았습니다.

만성 신부전증으로 지난 20년간 1주일에 세 차례씩 투석을 받아온 50대 여성이 강 씨의 신장을 이식받았습니다.

[신장 이식 환자 : (이식을 받고) 가족들하고 여행도 같이 할 수도 있고…감사하다는 말밖에 못 드리죠.]  

이렇게 신장이식을 원하는 환자는 1만5천 명이나 되지만, 장기기증은 한해 400건에 그치고 있습니다.

강 씨는 장기기증이 늘어나 더 많은 환자가 함께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장기기증의 물결이 일파만파로 번져 나가서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그런 세상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영상취재 : 박병일·홍종수, 영상편집 : 최진화, 사진제공 :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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