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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라인 - 배재학의 0시 인터뷰] 바람의 딸, 한비야 그 다음은

<앵커>

바람의 딸, 오지 탐험가, 또 국제구호활동가. 이름 앞에 붙은 수식어만큼이나 참 바쁘신 분입니다. 1년에 절반은 여전히 현장에서 발로 뛰는 열정가시죠.

한비야 선생님 모셨습니다.

<기자>

그동안 참 많이 바쁘셨죠? 최근까지 UN 일도 하시고, 미국도 다녀오셨다고 하셨는데, 근황부터 좀 말씀해 주시죠. 

[한비야/국제구호활동가 : 2009년에, 9년 동안 다니던 월드비전을 그만두고 유학을 갔다 왔어요. 그래서 UN 자문위원으로 3년간 일을 하고, 지금은 이화여대에서 국제구호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아까 말씀하신 대로 1년 중 6개월은 학교에서 가르치고, 6개월은 현장에 나가는 현장전문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오지를 다니시면서 참 힘들고 험한 곳 찾아다니셨는데,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곳이 있으면 좀 말씀해 주시죠.

[한비야/국제구호활동가 : 요즘에 특히 생각나는 현장은, 2004에 갔던 이라크, 그때는 이라크 전쟁이 끝나고 긴급구호를 시작했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이라크의 모술이라는 곳에서 일했어요. 그런데 요즘엔 모술이 IS의 점령지역이잖아요. 그래서 200만 주민들이 어떤 상황에 있을지 너무 궁금하기도 하고 가슴 아프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뉴스 들으실 때마다 선생님 마음은 좀 다르시겠어요.

[한비야/국제구호활동가 : 그렇습니다. 맨 처음 들었던 이야기는, 그곳이 이라크 정부군하고 척을 졌던 곳이잖아요, 모술이 수니파들이 많이 사는 곳이라서. 그래서 이라크 정부군이 물러나서 우리는 IS건 뭐건 좋다던 사람들도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모술 박물관에 있는 유물들도 다 없애고, 모술 도서관에 있는 것도 다 태우고, 이런저런 학정을 시작했으니까 걱정입니다.]

UN 구조 쪽 일은 그만두시고, 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 교장직도 맡고 계신데, ‘세계시민학교’ 좀 생소한 데 설명 좀 해주시죠.

[한비야/국제구호활동가 : 세계시민학교는 사실 엊그제 생긴 것이 아니라 2007년, 제가 이렇게 현장을 다녀오고 이렇게 방송이나 여러 장소에서 '현장 사정이 이렇습니다, 지금 도움이 필요합니다'라고 말씀을 드리면 정말 도움의 손길이 막 쏟아지잖아요. 그런데 언젠가 한번 이렇게 현장을 다녀오고 나서 방송을 했는데, 전화가 많이 왔어요, 돕겠다고. 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 이름과 전화번호만 받아놓고 그 다음 날 전화를 드렸는데 마음이 변한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그때 생각을 한 거죠. 이게 혹시 이렇게 불쌍한 것만 이야기해 자극해서, 혹시 자극에 대한 반응은 아니었나, 이게 만약에 왜 도와야 하고, 어떻게 도와야 하고, 정말로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면, 어떤 교육을 통한 실천이었다면 이렇게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2007년부터 이게 세계시민학교라는 것을 세웠어요. 맨 처음에는 50명으로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1년에 50만 명을 세계시민학교 교육시키는. 학교가 있는 게 아니에요. 무슨 건물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교복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습니다.]

최근에 책을 쓰셨다고요. 책 제목도 아주 특이한 데 간단히 말씀 좀 해주시죠.

[한비야/국제구호활동가 : 새로 나온 책 제목은 '1그램의 용기'. 왜 1그램이냐고 사람들이 많이 물어보시는데, 1그램이면 충분한 것 같아요. 무슨 일이든지 할까 말까 할 때, 딱 팽팽하게 맞섰을 때는 정말 1그램만 탁 보태면 정말 하자 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잖아요. 그렇게 망설이고 있는, 할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 쪽에서 조금 용기를 보태기만 하면 하자 하는 쪽으로 한 발짝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에요.]

요즘 사회에 1그램의 용기가 필요한 분들 많습니다. 경제도 어렵고, 특히 우리 청년들 참 힘듭니다. 선생님 용기를 주는 말씀 좀 해 주시죠.

[한비야/국제구호활동가 : 용기는 누군가에게 '난 정말 용기가 없어, 용기를 줘' 그게 아니라, 이미 여러분 안에 용기가 있는 거에요. 이것은 정말 팽팽하게 맞서는 거죠, 가능성과 두려움이. 그렇게 할까 말까, 오랫동안 하고 싶었고, 오랫동안 준비해왔는데 딱 그 문턱에서 할까 말까 하는 그분들에게 정말 한 발짝만 더 나가, 딱 한 발짝, 하는 그런 1그램의 용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참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선생님이 또 밝은 에너지를 주는 일 계속해주시고, 또 건강하시고요. 늦은 시간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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