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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가 권위있다?…국회 '한글'로 새단장

<앵커>

지난 1978년, 9대 국회가 출범했을 즈음 동아일보에 실린 기사입니다. '국'이라고 한글로 쓴 배지를 다시 한자인 '國'자로 바꿨다는 내용인데요. 이유가 재미있습니다.

한글 배지를 거꾸로 잘못 달면 '논다'할 때의 '논' 자로 보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 이후 국회 상징물과 국회 기, 그리고 배지와 같은 것은 모두 한자였는데 오늘(26일) 이렇게 국회의 모든 상징이 한글로 바뀌었습니다.

김수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회 본회의장 의장석 바로 앞에 철제 구조물이 세워져 있습니다.

덮개를 벗겨 내자 한글로 '국회'라고 크게 쓴 상징물이 나타납니다.

지름 2.6m, 무게 1톤으로 청동으로 제작됐습니다.

글씨와 무궁화 부분은 변색을 방지하기 위해 금박으로 처리했습니다.

오늘 설치된 국회 한글 상징물은 돋움체를 기초로 전각의 느낌을 살려 제작됐습니다.

지난 1975년이후 본회의장에는 한자로 '국'이라고 쓴 상징물이 걸려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국회기와 국회 배지가 한글로 바뀐 데 이어 이번에 본회의장 상징물까지 한글로 교체됐습니다.

한글 배지를 사용한 기간은 5대 참의원과 8대 국회 각각 2년에 불과했습니다.

왠지 권위 없어 보인다는 의원들 반발로 번번이 한자로 돌아갔습니다.

12년 전에는 한자 대신 한글 명패를 쓰려던 의원들이 국회에서 쫓겨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습니다.

[김성호 당시 통합신당 의원/2003년 10월 9일 : 국회의원이 자기 개별적으로 돈 내 가지고 한글 명패로 교체하겠다고 하는 것을 막을 권한이 누구한테 있냐고요.]

지금까지 한글 명패 쓰는 국회의원이 전체 295명 가운데 279명이나 됩니다.

국회 의장석 명패도 한글로 바뀌었습니다.

[이병석/당시 국회부의장, 2013년 10월 8일 : 이번에 한글 명패로 교체함으로써 한글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대내외적으로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시대의 변화는 한자 쓰는 게 권위 있어 보인다는 국회 전통까지 바꿔놨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김종우) 

▶ 국회 상징표지, 한자 '國'서 한글 '국회'로 교체
▶ [핫포토] 새로 설치되는 국회 한글 상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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