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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엄동설한에…고작 3만 원으로 한 달 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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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빈곤층의 겨울나기를 돕기 위해서 정부가 올해부터 '에너지 바우처'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소득이 낮은 노약자와 아동, 장애인 98만 가구에게 난방비로 10만 원을 쓸 수 있는 카드가 지급됩니다. 하지만 이 10만 원으로 겨울을 나야하기 때문에 결국 난방비 지원금은 한 달에 3만 원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연속기획, [겨울이 더 힘든 빈곤층] 마지막 순서, 이종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성동구에서 30년 가까이 혼자 살아온 85살 나호남 할아버지 집입니다.

방안은 웃풍이 심해 입김이 나고 밤이 되면 냉골로 변합니다.

[나호남/85세, 서울 성동구 : 물 떠 놓으면 겨울에 얼어, 방에서. 아침에 보면 꽝꽝 얼어 있어.]  

할아버지의 월동 장비는 일곱 겹의 이불과 가끔 트는 전기 장판이 전부입니다.

[그러니까 이불 이렇게 두껍게 덮고 자는 거야. 다섯 겹, 여섯 겹, 일곱 겹 그럴 거예요. 안에 또 하나 있어요.]  

기름보일러는 18년 전에 망가졌는데 고칠 돈이 없어 먼지가 쌓인 채 방치돼 있습니다.

난방비 지원 대상으로 몇 차례 선정됐지만, 정작 보일러가 고장 나 난방비를 지원받지 못했습니다.

기초연금 20만 원으로 살아가는 할아버지는 허리가 아파 외출도 잘 하지 않고 식사는 구청이 배달하는 도시락으로 때웁니다.

[추운 게 불편하지 뭐, 다른 게 뭐 있어? (추운 게) 습관이 돼서 이제는…]   

정부는 그동안 한부모 가정과 소년·소녀 가장 1만 8천 가구를 선별해 겨울철에 등유나 연탄을 지원해 왔습니다.

전체 에너지 빈곤층의 1%도 안 되는 가구입니다.

정부는 올해 말, 다음 겨울부터는 지원 대상을 대폭 확대해 노인과 아동·장애인 등 98만 가구에 '에너지 바우처'를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한정된 재원에 지원 대상을 늘리다 보니 겨울 석 달간 30만 원이었던 가구당 지원액이 10만 원, 3분의 1로 줄어들었습니다.

한 달에 3만 원 정도입니다.

[진상현/경북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 특히나 주택의 단열이 열악하기 때문에 3만 원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이 필요하겠죠. 아마 크게 효과는 없지 않을까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난방비 지원을 현실화해야 하지만 그것에 앞서 빈곤층 개별 가구의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해 지원책을 차별적으로 짜는 것이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신동환, 영상편집 : 김병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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