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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가는 천연기념물 고니…황량한 을숙도

<앵커>

낙동강 하구에 있는 을숙도는 천연기념물 210호 큰고니의 천국입니다. 그런데 이 품위있는 철새들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습니다. 역시 환경의 파괴 때문입니다.

송성준 기자입니다.

<기자>

큰고니들의 천국, 낙동강 하구 을숙도입니다.

드넓은 갯벌에 큰고니는 고작 50여 마리 남짓, 수백 마리가 월동하던 2년 전과 비교해보면 확실히 차이가 납니다.

인접한 명지 갯벌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큰고니들이 갯벌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던 과거와 달리 썰렁합니다.

해마다 4천 마리 이상 낙동강 하구에서 겨울을 났지만 올해는 1/4 수준인 1천 마리도 채 되지 않습니다.

을숙도 주변에 신항 매립 등 대규모 개발이 진행되면서 조류 흐름이 변화돼 모래가 퇴적된 것이 문제였습니다.

큰고니의 먹이인 식물 '새섬매자기'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면서 먹잇감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졌습니다.

환경단체가 일주일에 두 차례씩 먹이를 주지만 역부족입니다.

[김경철/'습지와 새들의 친구' 습지보전국장 : 요즘 같은 경우는 거의 발이 빠지지 않습니다. 그 만큼 딱딱해졌다는 것이죠, 이로 인해서 새섬매자기가 생육하는데 많은 지장을 받고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이 때문에 을숙도를 떠나 주남과 동판 저수지에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잡는 큰고니가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해 이 무렵 큰고니는 1, 2백 마리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1천 마리 넘게 이곳을 찾았습니다.

[이찬우 박사/경남 람사르 환경재단 : 연 군락이 겨울이 가까워지면서 고니들의 먹이자원으로 활용하기에 적합한 측면이 있습니다.]

한 때 동양 최대의 철새도래지였던 을숙도와 낙동강 하구는 새들이 속속 떠나면서 황량한 모래갯벌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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