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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어드는 차량에…차선 지킨 운전자들만 '짜증'

<앵커>

꽉 막힌 도로에서 차선 지켜서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옆 차선에서 차량이 끼어들면 정말 화나시죠.

'나 하나쯤이야' 하고 끼어드는 건데, 이런 안이한 생각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최재영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출근 시간, 한남대교입니다.

강남에서 강북으로 넘어가는 출근 차량 행렬이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그러다 한남대교 북단에 있는 고가도로로 접어 들어서면 차량 흐름이 갑자기 좋아집니다.

편도 6차선 한남대교를 달리던 차량들이 2차선 고가도로를 타기 위해 고가도로 직전에서 끼어들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버스도, 택시도, 승용차도, 승합차도, 끼어들기 행렬은 출근 시간 내내 끊이지 않습니다.

차선을 지켜 한참을 기다렸던 운전자들은 짜증스럽습니다.

[김재회/서울 강서구 : 화나죠. 뒤에서 줄 서서 오는데 갑자기 끼어드니까 사고위험도 있고….]

내부순환도로 성산램프 진입로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꽉 밀린 차들의 좁은 틈새로 끼어들기는 계속됩니다.

취재팀이 내부순환도로와 한남대교에서 시간당 끼어드는 차량을 세봤더니 내부순환도로는 시간당 60대가, 한남대교는 시간당 800대가 넘었습니다.

한남대교의 경우 출근 시간 1시간 동안 약 5초마다 한 대꼴로 끼어드는 셈입니다.

한남대교의 하루 평균 교통량과 끼어들기 차량 측정치를 바탕으로 분석해봤습니다.

끼어드는 차량 때문에 뒤따르는 차량들의 속도는 19% 감소했고, 그만큼 이 구간을 통과하는 차량수도 20%나 줄었습니다.

결국, 정체가 더 심해진 셈인데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연료비가 늘어나면서 차량 운행비용은 연간 3억 원, 출근 시간인데 정체된 시간만큼 일도 못 하니 이로 인한 통행시간 비용이 연간 25억 원, 정체된 차량들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로 인한 대기오염 비용도 연간 6천만 원에 달했습니다.

한남대교에서 출근 시간 1시간 동안 끼어들기로 인해 생긴 직접적인 피해만 1년에 약 28억 원에 달하는 겁니다.

[이인규/서울시립대학교 교통공학과 연구교수 : 뒤 차량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뒤에 대기하고 있는 모든 차량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러한 한 번 무너진 교통은 다시 회복되는데 굉장히 물리적으로 오랜 시간과 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경찰도 올해 지난해보다 6배나 더 끼어들기 단속을 했지만, 단속만으로는 양심 불량을 막기에 역부족입니다.

전문가들은 끼어들기는 운전 습관이다 보니, 상습적인 끼어들기 운전자에게는 위반 횟수에 따라 범칙금을 가중해서 부과하는 등 처벌 기준 강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영상취재 : 이재영, 영상편집 : 박춘배, VJ : 김준호, 헬기조종 : 민병호·홍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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