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단풍철을 맞아 설악산에는 주말마다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산길을 오가는 버스가 승객들을 억지로 꽉 채운 채 운행되고 있어서, 여간 위험한 게 아닙니다.
화강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설악산 계곡 옆 산길로 승객들이 가득 찬 버스가 달려 내려옵니다.
내려오는 버스마다 하나같이 관광객들이 빽빽하게 차있습니다.
주차장과 케이블카를 오가는 버스 정류장에 가 봤습니다.
빈 버스가 도착하자 승객들이 앞다퉈 버스에 오르기 시작합니다.
케이블카 이용 구간이라 가족단위 관광객도 많은데, 배낭 밖으로 튀어나온 날카로운 등산용 지팡이는 흉기나 다름없습니다.
보호가 필요한 어린이와 노약자들도 이 버스를 이용하려면 끼어 서서 탈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만원인데도 사람들은 계속 올라타고,
[문 닫히면 내려서세요.]
직원들은 문이 닫히지 않을 때까지 사람들을 밀어 넣습니다.
순식간에 70명이 넘는 사람들로 버스가 가득 차자 승객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세월호 분위기 안 나냐?) 천천히 가겠지. 뭐.]
시내버스로 등록된 이 버스의 정원은 69명이고, 도로교통법에 따라 75명까지 태울 수 있습니다.
[속초시 교통 담당 공무원 : 저희들도 기준을 찾아보니까 승차정원의 110%까지는 허용을 하더라고요.]
승객들은 배낭과 등산용품을 소지한 채고 버스는 산길을 오르내리지만, 시내버스와 똑같은 기준을 적용받고 있는 겁니다.
[허 억 가천대 교수/국가안전관리전공 : 사소한 접촉사고가 날 경우에는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거죠. 법상 정원 초과가 아니라 하더라도 사고날 개연성은 아주 높습니다. 그래서 법에 문제가 있다면 법을 개선하든지….]
느슨한 법 기준에 안주하다 한순간에 닥치는 대형사고에 무방비는 아닌지 한번 생각해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