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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터뷰] 박태환 "박수칠 때 떠나라? 아직 끝난게 아니다"

<앵커>

얼마 전에 끝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인 최다 메달 기록이 20개로 바뀌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수영을 이끌어왔던 박태환 선수가 그 주인공이죠. 사실 성적만 놓고 보면 박태환의 시대가 저무는가 하는 아쉬움의 시선도 없지 않았습니다. 과연 박태환 선수 자신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이주형 기자의 인터뷰입니다.

<기자>

[400m 끝나고 나서는 사실 머리가 좀 복잡했던 게. 진짜 포기하고 싶을 때가 되게 많았거든요.]

선수로서 박태환은 지금 어느 계절에 와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초가을의 나무 아래 그와 마주 앉았습니다.

'마린보이.' 10년 전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어이없이 실격한 뒤 펑펑 울던 소년은, 이제 스물다섯의 청년이 됐습니다.

사실상 자신의 마지막 아시안게임이 될 인천에서 그는 6개의 메달을 추가했습니다.

아시안게임 한국인 최다인 통산 20개의 메달.

하지만 금메달은 없었습니다.

[박태환 : 400m 때 다시 뭔가 보여줘야겠다라는 생각을 사실 더 많이 한 거 같아요. 200m 끝나고 나서. 그런데 이게 계속 가더라고요, 그런 게. 긴장도 계속 가고.]

[박태환 : (냉정히 이야기하면 아, 예전만큼 그런 간절함은 없는 거 같은 느낌?) 좀 뭔가 오래된 느낌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아시안게임이라는 느낌이, 제가 첫번째 출전한 동아시안게임 때랑 광저우 때랑 그런 생각들이 마치 지나가면서 쑨양 선수나 하기노 선수가 금메달, 은메달을 따면서 내가 느꼈던 감정들도 뭔가 되살아나고….]

운명의 라이벌 쑨양과 미묘한 신경전, 그리고 물 밖의 인간적인 교류는 한중 양국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박태환 : 시합 끝나고 뭐 조금만 기다려라. 저기서 조금만 기다려라. 아니, 아직 시합도 안 끝났는데 뭘 기다리라는 건지 상상했던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 고맙게 생각하고.]

[박태환 : (광고 보셨죠?) 아 얘기는 많이 들었어요. 보지는 못하고. 기분은 많이 나쁘기는 나쁘죠, 저도 사람인데.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기는 했었어요. 근데 왠지 시합 끝나고 나니까 그런 부분들이 한편으로는 뭐랄까요, 굉장히 거슬린 건 아니지만 신경을 쓰고 있었구나. 그래서 이 선수가 뭔가 작전을 구상했던 게 어느 정도 제가 좀, (말렸다?) 네 말린 게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고.]

아시안게임 2연속 3관왕.

세계선수권 우승.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400m 금메달리스트.

사실상 더 오를 곳이 없는 그에게 이번 대회에서 동기부여는 쉽지 않았습니다.

[박태환 : 진짜 포기하고 싶을 때가 되게 많았거든요.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이렇게 많이 동기부여로 많이 원동력으로 생각하고 훈련에 임했고. 또한, 가족들도 있고.]

[박태환 : (나는 박수칠 때 떠나야겠다. 책에 보면 나와 있는 거 같아요. 그렇다면 혹시 지금이 박수칠 때다.이런 느낌, 이런 생각해보신 적 있으세요?) 사실 그런 생각을 안 한 건 아닌데…이번 경기가 성적과 뭔가 비교가 안될 정도로 저는 박수도 많이 받았고 환호도 굉장히 많이 받았던 경기였던 거 같아요. 그런데 제가 마음에 안 드는 성적을 냈음에도 받은 거잖아요. 그걸. 그렇게 받으면서 떠나고 싶지는 않고.]

지난 수요일, 박태환은 이날도 서울의 한 체고 수영장을 빌려 이달 말로 다가온 전국체전 연습을 했습니다.

자유형 400m 올림픽 챔피언을 위한 레인이 한국에서는 밤 8시가 돼서야 비로소 주어지는게 현실입니다.

[박태환 : (선수로서 지금이 전성기일까요? 전성기가 조금 지났을까요?) 저는 제 자신을 믿기 때문에 전성기라고 생각은 하지만 이제 남들이 보기에는 어떨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 의식하면서 제 전성기를 의심하고 싶지는 않아서 그만두는 순간까지 전성기라고 생각하고 전성기를 보내고 싶은 게 제 믿음이자 생각인 거 같아요.]

(영상취재 : 최호준,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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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터뷰] 박태환 "박수칠 때 떠나라? 아직 끝난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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