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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깨알같이 표시"…車 '부품 값 공개' 시늉만

<앵커>

지난달 초부터 국내에서 영업중인 모든 자동차업체에선 차량의 부품 가격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업체들은 공개하는 시늉만 내고 있고 정부는 뒷짐지고 바라보고만 있습니다.

한상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 수입차 업체의 홈페이지에서 부품 가격을 찾아봤습니다.

홈페이지 아래쪽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깨알 같은 글씨로 배치돼 있습니다.

제시된 부품 종류는 수만 개, 하지만 영어로만 검색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격 조회를 하려면 회원 가입과 개인정보 수집 이용에 동의를 요구하는 업체도 있습니다.

여러 차례 클릭하며 페이지 변경을 해야 하는 불편도 소비자의 몫입니다.

형식적인 내용과 까다로운 절차로 부품 값 공개 시늉만 내고 있는 겁니다.

[조규림/자동차 운전자 : 부품이 다 영어로 표시돼 있고, 실제로 제가 필요한 부품이 어떤 것인지 찾기가 어려워서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부품값 비교를 통해 차량 정비 가격의 거품 빼겠다는 당초 취지가 사라진 겁니다.

[공개된 자료 갖고 찾아와서 여기 가격 얼마예요. 이렇게 물어보는 사람 있었나요?]

[이현석/자동차 정비업체 대표 : 그런 사람 한 사람도 없었고요. 그러면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일반인이 그런 걸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판단되고, 그림이 가장 좋습니다, 차종별로. 전 세계 모든 차종은 모든 부품의 분해도와 도해도가 있으니까.]

부품값 공개 제도가 이렇게 유명무실해진 건 정부의 공개 가이드라인이 부실했기 때문입니다.

1년 전에 공개제도를 예고해 놓고도 세밀한 규정도 마련하지 않은 채 제도만 덜컥 시행해 업체들에게 생색만 내는 가격 공개의 빌미를 줬다는 지적입니다.

(영상편집 : 박춘배, VJ : 유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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